혼자 못 노는 아이를 몰입으로 유도하기

난초 아이의 몰입을 유도하는 엄마의 치고 빠지기

by 엄지언

첫째는 혼자 놀지 않는 아이였다. 육아서에서 흔히 말하는 '혼자 놀게 내버려둬라' 가 되지 않았다. 항상 엄마가 같이 놀아줘야하는 슈퍼 엄마껌딱지!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런 첫째가 43개월즈음 첫 제대로된 몰입을 경험했다. 거기서 엄마 역할과 방법에 대한 성찰이 있었다. 지금은 혼자서도 꽤 잘 노는 몰입도 높은 아이가 되었다. 이 때 나를 구원했던, <별난 아이가 특별한 어른이 된다> 앤드류 풀러가 말하는 '행복에 이르는 길'을 소개한다.


출처: <별난 아이가 특별한 어른이 된다> by 앤드류 풀러

그림에서처럼 몰입은 능력과 도전과제의 난이도가 일치하는 접점에서 일어난다. 그래프에 초 아이들에게 중요한 이슈인 '지루함''불안'이 보인다.


능력과 도전, 지루함과 불안, 나아가 몰입의 상관관계는:

능력 > 도전 = 지루함
능력 < 도전 = 불안
능력 == 도전 = 몰입



엄지 생각 : 지루함과 불안을 자주 느끼는 아이는, 몰입해야만 삶의 질이 높아지는... 놀이하는 인간(호모루덴스)을 넘어 '몰입하는 인간' 이 아닐까?



저자에 따르면, 이 세상은 별난 아이들을 항상 실망시킨다. 적절한 도전과 보상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어른이라면 알맞은 도전을 직접 찾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다. 결과 불안하거나 지루해진다. 특히 난초 아이 중 일부는 도전을 능력에 맞게 찾고 적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혼자 못 놀고 자꾸 엄마에게 매달린다. 엄마가 자기가 원하는 도전을 반응적으로 제공해 주길 바라는 것. 또한 엄마의 반응에 만족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도전을 능력에 맞게 찾기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어려서 환경의 제약을 넘지 못하는 경우다. 예를들어 밖에 킥보드 타러 나가고 싶은데, 부모가 데리고 나가주지 않으면 타지 못한다. 이는 난초 뿐 아닌 모든 아이들에게 포함될 것이다. 두번째는 TCI 기질 검사상 ‘위험회피'와 ‘자극추구' 항목이 둘 다 높은 아이들이다. 연구결과 이들은 영유아기 때 과제 수행 능력이 현저히 낮았다. 이는 하고는 싶은데, 불안해서 못하겠는, 두가지 마음이 충돌하는 경우다. 불균형 발달도 원인 중 하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의 갭이 커서 그 안에서 균형 잡기 어렵다.


더욱 어려운 건 난초 아이 대부분이 넘치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몰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걸 풀 데가 없다. 그래서 부모에게 절절히 매달리고, 그걸 부모가 받아주면 상호작용 자체에 몰입이 되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너무 힘들어 이*에서 지선생님께 상담받으니 쌤 왈, 이런 아이는 어른 셋이 붙어도 힘들다. 엄마가 살 방법은 몰입밖에 없다고... 아이의 몰입을 권장하셨다.


주의!

-어떤 몰입이라도 사회성 등 아이의 정상 발달에 해를 끼치는 수준이 되면 피해야 할 것이다.

-하루종일 엄마에게 매달려 힘든 케이스를 위한 글입니다. 반대로 상호작용이 적은 경우는 그것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첫째 43개월, 상호작용 외 소근육 활동(만들기)에 몰입이 일어난 경험을 했다. 아이가 꽂혀있는 만들기에 엄마가 매일 새롭고 재밌는 재료와 도전과제를 준 것이 원인이 되었다. 그저 동생 태어나고 시작된 손톱 뜯기를 잡아주려 했었다. 조금 지루해 뜯기가 나온다 싶으면 그날 바로 마트에 같이 가서 원하는 새 부재료를 사왔다. 그게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누적되니 어느 순간 아이의 몰입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십분 이십 분 에서 시작했다. 이 경험에서 언제 끌어주고 언제 빠져야 할지, 즉 [알파맘]과 [베타맘]에 관한 성찰이 있었다.


[알파맘]
끌어주는 엄마
원스텝 어헤드
엄마주도적
[베타맘]
지켜보는 엄마
원스텝 비하인드
아이주도적


많은 육아서에서 아이가 스스로 혼자 놀게 내버려 두는 ‘베타맘’이 되라고 한다. 그런데 혼자 노는 능력이 없는 아이를 그대로 두면 역효과가 난다. 아이는 놀이 확장이 되지 않고 계속 매달리기만 한다. 끌어줄 땐 끌어주는 ‘알파맘'이 되어야 한다. 엄마가 너무 잘 놀아줘서 혼자 놀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그렇게 하니 같이 노는 것이다. 오히려 잘 반응하다 보면 몰입에 가까운 순간이 온다. 이 시점이 중요하다. 잠깐이라도 몰입해 혼자 놀면 굳이 엄마가 나설 필요 없다. 올레! 를 외치고 슬쩍 빠지면 된다. 아이에게 '상황에 맞게' 반응해야 한다. 알파와 베타 어느 한쪽만 맹신하지 말자. 치고 빠지기 전략이 중요하다.


이러한 치고 빠지기를 전제로, 혼자 못 노는 아이가 뭔가에 꽂혀있으면 새로운 도전과제를 반응적으로 던져줘 보자. 건강한 새로운 자극은 도파민을 상승시키고 뇌의 기능을 올려준다. 이렇게 계속 떡밥을 주워 먹다 어느 순간! 몰입이 일어나는 기적의 경험을 할 것이다. 아이마다 다르니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예를 들어 많이 알려진 '책육아'도 보면, 아이가 재밌어할 만한 책을 계속 반응적으로 던져주고 바꿔주며, 그게 일정 기간 양적 질적으로 집중 누적되면 책 몰입 현상이 오는 것 같다.


첫째의 경우 몰입을 하기 시작했어도 또 혼자 못 노는 상황이 자주 온다. 알파가 될 것인지 베타가 될 것인지 어떤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지 그때그때 반응적으로 살펴보면 될 것이다.




건강한 몰입


건강한 몰입은 단순 반복 행동이 아닌 결과물이 나옴. 이때 평소 부족한 뇌 전달물질(도파민 세로토닌)이 끌어올려지며 아이 뇌가 집중으로 성장하고 부족한 부분까지 채워진다.


결과물은 무형(질적인 언어 신체 사회성 발달 등) 혹은 유형(어떤 만든 결과물 등), 엄마가 체감할 수 있는 무엇일 것이다. 결과물은 인간 뇌의 고급 기능인 총사령탑이 작동했다는 증거이다.


불안도가 높고 산만한 아이는 원시뇌를 상대적으로 많이 쓰고 상위뇌 발달이 지연된다. 그런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방법이 몰입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첫째가 몰입할 때 보면 100의 자기 능력이 200까지 끌어올려지는 것 같다.






몰입을 권장한다 함은 결국 아이가 좋아하는 걸 밀어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좋아하는 것만 한다면 엄마 입장에서 한편으론 불균형 발달이 걱정될 것이다. 하지만 몰입이 깊어지면 부족한 부분까지 사용해야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기에 결국 고루 발달하게 된다.


예를들어 차에 꽂힌 아이는 처음에 장난감 차만 굴린다. 그러다 차 책을 읽고, 장난감 차를 분해해보고, 차 그림을 그리고, 차 글씨를 알게된다. 아이는 점점 다양한 영역으로 그 몰입을 확장해 나간다. 다만 그렇게 몰입이 깊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좋아하는 활동을 권장하되, 아이가 사회적으로 약한 부분이 있다면 따로 적당한 자극을 주는 게 맞을 것이다.


난초 아이의 진정한 성장은 부모에서 벗어나 과잉 활동성을 세상에 펼치는 순간부터다. 언어, 미술, 음악, 책, 공부, 사회성 등 다양할 것이다. 그전까지 혼자 못 놀던 시기의 재능은 반은 부모가 이뤄놓은 게 아닐까. 수고했어요. 토닥토닥.






참고 문헌 :

<별난 아이가 특별한 어른이 된다> by 앤드류 풀러, 사람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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