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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블루밍 Oct 12. 2021

구름은 사랑을 안고

풍요로운 삶의 비법


뭉게구름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토실토실한 흰색의 향연에 한 번 빠져들면 눈을 떼기 힘들다. 이를 보고 나면 세상에 대한 나의 시선이 한결 차분해짐을 느낀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훑던 것들을 조금은 몽글몽글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된달까. 어디선가 느껴본 적 있는 변화다. 사랑이다.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고 하지 않나. 평소에 분노를 유발하던 회사 빌런의 행동도 웃으며 넘어가게 만드는 감정. 휴대폰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실실 웃다가 마스크가 있어 참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그런 감정. 알고 보니 구름은 사랑을 잔뜩 담고 있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 앞에서 대지는 미소를 짓는다. 이것이 사랑에 빠진 사람 내면의 행복이 투사된 것뿐이라 해도, 세상 만물이 모두 만족스러워지면 사람의 삶은 실제로 더욱 윤택해지고 풍요로워진다. 세상 모든 것이 그 연인을 사랑하며 연인은 세상 모두를 사랑한다.

- 앤서니 스토, <고독의 위로>



구름의 따뜻한 시선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내가 구름을 쳐다보듯, 구름이 나를 쳐다보듯, 딱 그만큼만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면 그들은 행운으로 나에게 화답할 것이다. 영화 <예스맨>의 짐 캐리처럼 말이다. 항상 비관적이던 그가 무조건 yes로 대답하면서 황당하리만큼 일이 술술 풀리는 이야기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람은 스스로 계획해서가 아니라, 사람 안에 있는 '사랑'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쌍둥이를 낳고 세상을 떠난 엄마 대신 양엄마가 그들을 사랑으로 키워낸 모습과 추운 겨울, 발가벗은 채로 움츠려 있는 사내를 집으로 데려가 함께 사는 이의 이야기 모두 사람 안에 있는 '사랑' 덕분에 가능한 이었다.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사랑은 있다. 갑자기 쓰러져 숨을 쉬지 못하는 사람을 마주하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119에 신고를 하고, 힘껏 심폐소생술을 하고, 인공호흡까지 하기도 한다. 이는 사람 안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도와주게 되는 마음속의 따뜻한 힘, 그게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구름은 사랑을 안고 다닌다. 순백의 미를 자랑하는 것도, 따뜻함을 뿌리는 것도 모두 그 덕분이었을 테지. 오늘도 나는 구름을 보며 사랑을 떠올리고, 그 사랑을 세상에 작게나마 보답하고자 애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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