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의 주 무대인 산책길에 작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수리 중"이란 알림판으로 이야기했던 그 나무가 생을 다하고 베어진 것입니다. 베어진 그 나무를 현장에서 드로잉 하지 않았기에 이곳 정책과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다른 매거진에 "너의 그늘이 그립다."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에서 그 나무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무도 모르지만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은 꼭 기억해야만 합니다.
이름 없는 나무의 죽음은 아무도 모릅니다. 세상은 개체의 삶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 나무가 베어지고 저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의 산책과 그림 그리기를 계속했습니다. 저의 기억 속에서 놀랍도록 빨리 그 나무는 잊힐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그림 속에는 그 존재가 남아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기록입니다. 기록은 기억보다 강하죠. 오랜 세월이 지나 이 글을 읽게 되고 그 나무의 그림을 보게 된다면 다시 그 나무를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글을 써서 다행입니다. 그림을 그려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