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산책길의 나무 한 그루가 생을 다하고 베어졌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을 의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그 큰 덩치의 나무가 사라질 줄 몰랐습니다. 산책길에서 언제나 반겨주었던 든든한 나무였는데 말이죠.
지난 글 "예술이 사라진다면.."에서 언급되었던 아픈 나무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베어졌더군요. 멀리서 나무의 가지들이 보이지 않아서 설마 했는데.. 나무는 베어져 없어졌습니다.
그 나무가 아팠을 때 관리처에서는 영양제를 놓아주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관리상의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알림판에 "치료 중"이라는 표현을 한 것이 아니라 "수리 중"이란 표현을 쓴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예술이 사라진다면.."에서 다루어진 것이죠.
"수리 중"이라는 표현이라도 좋으니 나무가 살아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나무는 나의 곁을 떠났습니다. 그 나무는 거대했고, 기품이 있었습니다. 넓은 잔디밭에 우뚝 솟아 있었죠. 그늘이 없는 잔디밭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그 나무에 기대에 햇빛을 피했습니다. 그리고 풍경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었죠.
고마운 그늘과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던 그 나무가 아픈 것도 신경 쓰이는데 "수리 중"이란 알림판을 보고 화가 났었습니다. "수리 중"이란 표현이 나무를 죽인 것은 아니지만 가슴이 답답하네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사랑을 주기만 하고 받지 못하는 나무.. 지금도 나무는 주기만 하고 받지 못하는군요.
아래 사진은 베어지기 전 그 나무의 사진입니다. 가지의 이파리는 타 들어가고 많이 아파 보였습니다.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늠름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당장 쓰러질 것 같지만 인간을 향해 용기를 보여주는 자연의 상징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