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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로시 Jan 27. 2020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위해

공인중개사 1차 합격

'합격일까? 불합격일까?'


내일이 일요일이다 보니 시부모님이나 남편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듯했다.

나는 빨리 채첨을 해보고 싶었고, 고민 끝에 시험지가 든 가방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변기 뚜껑을 닫고 그위에 시험지를 펴고 핸드폰으로는 가답안을 불러왔다.


내가 채첨 할 시간이 6시가 넘어서 학원가의 가답안보다는 큐넷의 가답안으로 채첨을 했다.

학원가의 가답안은 학원마다 한두 개씩 답이 틀리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정확한 큐넷 가답안으로 채첨을 했다.


먼저 부동산학개론을 채첨 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동그라미 치는 횟수가 많았다


'뭐지? 학개론 어려웠는데..?'


나는 민법보다 학개론 시험문제가 어려워서 이번 시험 떨어지면 학개론 네가 문제였어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학개론의 점수는 높았다.

그리고 이어서 민법 시험지를 채점하기 시작했다.

민법은 시험 칠 때 쉽다고 생각했기에 학개론이 높은 점수를 받아줘서 은근히 합격을 확정한 마음으로 민법을 채점하고 있었다.


그런데 첫 장부터 동그라미는 보이지 않고 소낙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잉 뭐지? 이게 아닌데...'

불길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시험지 다음장도 앞장보다는 괜찮았지만 여전히 소낙비가 많았다.

점점 뒤로 갈수록 동그라미 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이미 앞쪽에서 많은 소낙비를 맞아서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다.


나는 분명 민법이 너무 쉬웠는데 이게 뭐지?


민법은 최소한 40점은 넘어야 된다.

부동산학개론이 100점을 맞아도 민법이 39점을 맞으면 나는 과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각 과목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 합격이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계산기를 두르렸고, 민법은 아슬아슬 52점이었다.

그리고 부동산학개론은 75점

다행히 공인중개사 1차 시험은 합격을 했다.


어느 식당의 화장실 안에서 알게 된 공인중개사 1차 시험 합격소식이었지만 그동안의 나의 수고를 인정해주는 것만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아직 시험 발표일까지는 한 달이 남은 상황이어서 남편과 시부모님한테는 가채점 결과를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합격했다는 기쁜 마음과 혹시 실수해서 답을 잘못 체크한 건 아니겠지 하는 불안한 마음을 번갈아 가면서 시험 발표 한 달 동안을 보내고 있었다.


시험 발표 당일이 되었다.

그리고 9시 정각 '띠리링' '카톡'

소리가 들렸고 나는 당히 공인중개사 1차 시험에 합격했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합격 문자를 받으니 더 실감이 났다.

남편에게 합격소식을 알려 주었고, 친정식구들에게도 1차 합격 소식을 알려주었다.


남편은 2차가 아직 남았는데 너무 섣불리 사람들한테 말하지 말라고 혹시 2차 떨어지면 또다시 시험 준비할 것도 아닌데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붙을 때까지 도전할 건데 왜!'


사람은 참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옛말이 틀린 말이 아니란 걸 남편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공인중개사 2차 시험은 1차 때와는 과목이 배가 늘어나고 공부할 분량도 많아서 더 체계적인 공부계획이 필요했다.

나는 1차 합격과 동시에 2차 시험 준비에 돌입했다.


공인중개사 2차는 새책을 꼭 사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

특히 공법, 세법, 중개사법은 개정된 사항들이 많아서 옛날 책으로 공부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기 위해서 알아본 결과 기본서와 요약서를 포함해서 30만 원이 넘는 가격에 책을 구매해야 했다.


남편에게 말하니 1차 때도 중고책으로 충분히 합격했는데 2차 때도 중고책으로 알아보라는 남편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할 수 없이 중고사이트에서 중고책을 알아보았고 2차 책은 중고 서적 가격도 10만 원이 넘는 가격이 대부분이었다.


어느 날 저녁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서 커다란 종이가방을 들고 왔다.

나는 혹시 내 선물을?


종이가방은 내 것이 맞았지만 선물은 아니었다.

남편의 아는 지인분이 공인중개사 시험을 치고 올해 2차를 합격해서 책들을 정리한다기에 내 생각이 나서 받아 왔다고 했다.

남편의 행동이 고맙기도 했지만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책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나의 마음가짐이 중요하지'

스스로 나를 위로하면서 또다시 공인중개사 2차 시험을 위한 나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번에 2차가 떨어지면 또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된다는 부담감의 크기는 어마어마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왜 힘들더라도 동차를 준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번에도 1차와 같이 동영상 강의는 무료 동영상 강의 '인강드림'을 통해서 공부하기로 했다.

과목도 두배로 늘어났고, 공부할 양도 어마어마 하지만 오늘도 긍정 에너지를 뿜 뿜 뿜어내면서 나는 책을 펴고 동영상을 볼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상상하면 모두 현실이 된다"김새해 작가의 책 제목의 일부분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 김새해 작가처럼 나 역시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주는 책이었다.


나는 오늘도 나의 꿈이 현실 되는 그날을 위해 엄마의 돈 되는 공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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