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아기 낳았냐고 물어보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아니요~ 기미가 없어요. 요즘 아주 평온하고 평화로운 상태입니다.”
실제로 최근 10일 정도는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 이유가, 내가 잠을 잘 자게 되어서 인 것 같다. 예전 생각해보면 밤에 10번도 넘게 화장실을 다니느라 잠을 못 자고, 자다가 위장이 아파서 깨서 몸을 돌렸던 적이 대부분인데 최근에는 그런 이슈 없이 꽤 오랫동안 잠을 잤던 것 같다.
이제는 마음과 몸에 평화가 와서인지, 나는 원래부터 이렇게 뒤뚱뒤뚱 걸었던 사람같고, 길거리 사람들도 나를 배려해주는게 고맙고 익숙한 느낌이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뒤뚱뒤뚱 걷는게 아주 불편했을지도 모른다_) 든다. 몸이 불편한건 사람이 살면서 적응을 해가는 건지, 꽤 적당히 일반적인 삶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은 대망의 금요일! 남편이 오는 날이다.
이번주 초부터 남편은 내 전화를 받으면 언제든지 뛰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결국 비상상황이 오지 않은 채로 나를 만나게 되었다.
16시 30분. 예정되어있던 검사를 받으러 왔다.
생리통정도의 진통이 있다고 했지만 내 표정을 본 선생님은 아직 멀었다고 하셨다.
30일이 예정일이기에, 너무 늦어지면 유도분만을 해야 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셨다.
내가 자꾸 아팠던 적이 있다고 하니까 많이 속았다며 고민을 하셨다.
그러고 초음파를 보는데..
아기가 곧 내려올 예정같다고 하셨다.
내가 오늘 이슬도 비쳤고 덩어리도 나왔다니까 그것은 안믿으셨다.
하지만 내진을 하고 난 후, 선생님은 깜짝 놀랐다.
2-30% 진행이 되었다고...!!!!!!!
오호
많이 안 아프고 여태까지 된게 너무 신나고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유도분만으로 30분만에 이렇게 자궁이 벌어지려고 엄청 아파하고 힘들어한다는데,
나는 일주일 전부터 살살 아팠어서 지금 심하게 아픈게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사실 난 배 아픈거 참기 대장이다. 이런 내가 참 뿌듯하고 기쁘다.)
의사 선생님께서 곧 아기가 나올 것 같으니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오라고 하셨다. 나는 힘을 써야하니 고기를 먹어야겠다며 양꼬치를 맛있게 먹었다. 밥을 맛나게 먹으니 피가 많이 나와 있었다. 그래서 병원에 전화해 보니 무서우면 와보라고 했다.
병원에 갔더니 양수가 터졌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입원했다. 항생제 주사도 맞고 무통 주사를 맞기 위한 관도 삽입하며 조용하게 아기를 만날 준비를 슬슬 했다,
놀라운 사실은 옆방에 다른 산모도 있다는 것이었다. 분만실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TV 다큐멘터리에서 보여 줬던, 산모들이 소리지르고 하는 모습은 진짜 사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26시간째 진통 중이다.
진통이 아주아주 강할 때도 하늘이 노래지지는 않았다.
다만 몸에서 땀이 나고 열 얼굴에 열감이 나는 걸로 보아서 몸은 많이 힘든 것 같았다.
무통주사를 한차례 맞았다. 배가 너무 아파서 힘을 잘 주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배가 아파야 더 힘을 잘 주게된다고 한다.)
그래도 무통 주사를 맞은 다음에는 꿀잠을 잘 수 있었다. 임신 이전의 몸처럼 아주 개운한 느낌이었다.
움직일 때마다 삐걱 됐던 내 골반은 더이상 아프지 않았다
오전 7시 반에 잠에서 깨니, 급격한 허기가 찾아왔다. 사실 밤 12시, 자기 전부터 배고픔을 참고 있었다. 진통제의 약효가 떨어질 때 쯤이라, 다시 한 차례 더 맞았다. 배가 고픈 상태에서 무통 주사를 맞으니 메스꺼움이 확 느껴졌다. 예전의 입덧 할때 비타민을 못 먹었던 이유랑 비슷 했던 느낌이다.
그리고 바로 항생제 주사를 맞았는데 그 때는 어지러움을 심하게 느꼈다.
하지만 입원했을때 음식을 먹으면 안돼서 힘들었다. 혹시 응급 수술을 한다거나 할 때 위험한 상황이 나오기 때문이다.
병실에 있는 동안 꽤 많은 아기가 태어났다 5명은 넘게 태어난 것 같다.
하지만 여자들의 진통 소리는 한번도 듣지 못했다. 조용한 병실에서 가끔씩 아가 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이 아가들은 방금 태어난 아가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아침이 되어 원장님이 오셨다.
내진을 해 봤는데 십센치 정도로 자궁 문이 활짝 열렸다고 하셨다. 아가도 많이 내려와 있어서 이제 힘주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무통주사 효과가 너무 잘들어서, 조금 이따가 힘주기를 하기로 했다.
몇 시간 후에도 진통이 느껴지지 않아, 결국 수축 모니터로 아가 상태를 보면서 힘 주기를 했다.
3번 힘주고 아기가 나온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나도 그럴꺼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래서 한 번의 힘주기를 할 때마다 얼굴이 터질 것처럼 최선을 다해 힘을 줬다. 나중에서야 우리의 몸은 달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터넷에서 보고 '나도 저럴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게 꽤 큰 실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개인의 몸은 모두 너무 달라서,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내 친구는 첫 아기를 낳을 때, 진통을 3시간 정도만하고 낳았다고 한다. 대신 친구는 눈물이 날 정도로 엄청 아팠다고 한다. 나중에 무통주사를 맞고서야 평온함을 찾았다고. 나는 얼굴 찡그릴 정도로(?)만 아팠고 진통은 30시간 정도 했다. 나는 진통이 아주 강해지기 전에 무통주사를 맞아서 못 견딜만한 진통을 느껴보지는 못했다. 우리의 몸은 모두 너무나도 달라서, 인터넷 글을 보고 나도 그렇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의 인터넷 글을 보고 겁을 먹거나 선입견을 만들기보다는, 그냥 아예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게 더 나을지도.)
원장님은 힘주기에 걸리는 시간을 한시간 정도 생각하셨다. 하지만 나의 아기는 20분만에 나왔다 (6-8번 정도 힘주기를 한 것 같다) 쉽게 아가를 낳은 것 같지만 나도 사실 이렇게 힘을 많이 줘 본적은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고난이도였다. 생각해보니 마스크 쓴 채로 힘을 줬고, 그 상태로 아기를 낳았다.
반짝이는 내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입에 있던 양수를 뱉었다
‘오글오글(@&(#@ 뿌엨’ 하며 양수를 뱉었다. 입에 뭠가 담긴 사람이 물을 내뿜는 소리였다.
알아서 잘하는 반짝이가 기특했다.
반짝이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꽤 많은 아기들이 우는 것을 들었다. 아기가 태어나며 우는 스타일은 제각각이었다. 사이렌처럼 끈김없이 우는 아이가 인상적이었는데, 다행히 반짝이는 주위 소리와 인터렉션하머 우는 아이 같았다. 불편하면 실짝 울다가, 불편이 없어지면 바로 조용해졌다. 우는 스타일로 보아 반짝이는 아빠의 성향을 닮은닮것 같다며 벌써부터 딸바보가 된 남편이었다.
아기가 나오고, 내 몸 위에 눕힌다음 간호사들이 뭔가를 했다. 절대 만지지 말라고 해서 쳐다보지도 못했다. 몸을 움직이면 아기가 떨어지거나 내가 다치거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때는 그냥 아기 몸무게만 느끼고 있었다. 아기가 생각보다 무겁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여튼 아가를 다 낳고 난후에 후 처치에 들어갔다. 꽤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옆에 있는 아가 울음소리을 들으며 진정을 찾을 수 있었다. 원장님이 후처치를 하는 동안, 옆에는 견습생 같아 보이는 존재가 있었다. 견습생이 내 몸에 무언가를 했을 때, 원장님이 이건 다시 빼야겠다고 했다. 그 분이 잘 못 꼬맨 실이 아니었길 바란다.
그 분은 원장님께 계속 혼나며 내 몸에서 실습을 했다. 정확히 뭘 했는지 모르겠다. 두려워서 알아채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 나는 침대에 계속 누워 있었다.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현기증도 나고 속이 울렁울렁 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뭘 먹을수가 없다고 했다. 분만실에서 입원실로 가기 위해 꽤 오랫동안 기다린 것 같은데 아직도 한 시간이나 더 기다리라고 했다.
(어제 저녁 6시경에 밥을 먹은 후에 점심 12시가 된 지금도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나는 70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