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동차도 저렴하게 찾았다.

by 박모카

우연에 가깝게 밴쿠버 시내에 위치한 온돌 집을 저렴하게 찾았었다. 가격은 반지하보다 저렴했지만 지상층에 위치했다. 다음 미션은 자동차였는데, 비슷한 우연이 더이상 나올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더 좋은 조건을 찾는 것을 포기하던 찰나, 마음이 바뀌는 계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날씨였다.


남편이 밴쿠버에 오고 내내 비가 왔는데, 날이 갰던 순간이 있었다. 겨울에도 야외 활동을 잘 할 수 있는 것을 보며 우리는 밴쿠버에 조금 더 오래 있어도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날씨가 아주 지독해지지는 않기 때문에, 어린 자녀가 있는 우리에게는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조건으로 보였다. 이렇게 밴쿠버에 조금 더 머물어도 되겠다 생각을 하고 나니, 차량비용이 마음에 걸렸다. 차 렌트비용으로 나가는 돈만 해도, 서울에서 투룸에 꽤 괜찮은 컨디션의 집에 살 수 있는 금액이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저렴하게 지내는 법을 찾고 싶었다.


일단, 한인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이곳에 자동차를 찾는다고 글을 올리니 꽤 많은 연락이 왔다. 하지만 모두 터무니없는 가격을 불렀다. 작년에 뽑은 K3차를 월 120만원에 빌려주겠다는 사람이 가장 인상 깊었다. 가격 자체가 내 버젯 밖이라 어렵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차를 빌려주기 위해서는 보증금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한인은 정말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다시끔 들었다.


이전에 잘 이용했던 Turo에서 차를 찾으려고 했는데, 최대 기간 할인이 3개월까지만 적용이 되는 차만 검색이 되었다. Turo는 일정 취소가 쉽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6개월 이상 차를 빌리려는 내 입장에서는 조금 더 저렴한 차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에는 렌터카업체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차를 빌리는데 책임보험은 포함된 사항이었다. 즉, 다른 사람이 다치게 되면 이를 배상해주는 보험이었다. 통화로 물어봤을 때에만 이것이 있다고 안내를 받았고, 문서로는 다른 증빙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초조한 생각이 들었다. 인도계 사람들이 하는 말은 꽤나 믿을게 못되기 때문이었다. 차량손실면책보험은 7개월에 170만원을 주고 추가로 가입했다. 차량에 손상이 가면 이를 물어주는 보험이었다. 하지만 조금 이상한 것이 있었다. 블랙박스가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했다. 그들은 내가 블랙박스가 필요하지 않지만, 원하면 온라인에서 2-30달러를 주고 구매하면 된다고 했다. 사고가 나면 어떻게하냐고 했더니 어차피 보험이 이를 모두 갚아줄것이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긴가민가한 상황에서 타인에 대한 보험, 차에 대한 보험을 모두 들었다. 차를 픽업하러 갔을 때 긴 문서를 받을거라고 예상했지만, 그것은 내 오만이었다. 자동차 계약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 (며칠에 끝나는지, 몇 시에 반납해야하는지 확실하지 않다. 직원이 구두로, '8월 5일 반납이죠?'라고 물었을 떄, 내가 '8월 10일로 되어있는데요' 라고 하니 '아, 정정할게요'라고 한 것이 다였다.) 조차도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렌터카 업체를 활용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된 것은, 렌탈 하루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편이 '업그레이드를 요청해봐'라고 해서, 그들에게 전화했다. 운이 좋게도 매니저가 전화를 받았다. 그에게 차량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 물었다. 우리는 가장 저렴한 차를 선택했었는데, 그것은 Kia Rio (Economy)라는 차였다. 등급으로 따지면 Honda Civic (Compact), Corolla (Intermediate/Midsize), Chevrolet Malibu (Full Size), Toyota RAV4 (SUV) 순으로 덩치가 커졌다. 덩치가 커진다는 말은, 그만큼 차를 빌리는데에 예산이 더 들어간다는 의미였다. 예상 외로, 딜러는 'Dodge charger (Full size car)로 업그레이드 해줄 수 있어'라고 했다. 너무 쉽게 해준다고 해서 당황했다. 검색을 해보니 Dodge Charger는 일반 풀사이즈 차에 비해 가격이 비싼 차다. 동급인 Chevrolet Malibu는 약 3천만원인데에 비해, Dodge Charger는 4천 5백만원이었다.


그리고 차를 픽업하러갔던 당일, 오전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반납되어있기로 했던 Dodge charger 차는 손상을 입은 채 돌아왔다. 그리고 그 차는 수리점에 맡겨졌다고 했다. 내 상황에 대해 인수인계를 받았던 직원은 한 단계 아래인 Corolla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미 이것도 내가 처음에 예약했던 차보다 높은 등급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이었다. 나는 업그레이드를 해준다고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이곳에 차를 빌리러 온 것이라고 했다. 업그레이드 없이는 다른 곳을 선택했을 거라는 의미다. 직원은 내일 매니저가 오면 다시 찾아와서 그와 직접 이아기해도 된다고 했다. (이것은 꽤 책임감 없는 말이다. 손님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 차 없이, 2살 아기랑 어딘가를 다닌다는 것은 꽤 험난한 여정이다.) 나는 꽤 혼란스러웠다.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 막막했다. 마음 한 구석에는 역시 인도사람은 믿을게 못 된다며 인종차별을 하고 있었다.


일단 차를 보겠다고 하니, 그는 멀리서 차키로 문을 열어놓고는 살펴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오피스로 들어갔다. 나는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된 느낌이라 황당했다. 그리고 이 차를 대여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어제 매니저와의 통화에서, SUV를 빌린다면 하루에 5불씩 추가가 된다고 한 것이 떠올랐다. 7개월간 빌린다면 약 100만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그래서 눈 앞에 있는 직원이 직접 뭔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직함은 아니지만, 일단 질러보자고 생각했다. SUV 빌리면 할인을 해주냐고 물어보니 놀랍게도 그는 '응'이라고 대답했다. 얼마나 할인해주냐고 물어보니 내가 낸 금액 그대로 줄 수 있다고 했다.


왜 이것을 미리 말해주지 않았는지 황당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매니저가 퇴근하기 전, 자기에게 Corolla (Midsize) 차, 혹은 1년 된 Jeep Compass Trailhawk (SUV) 둘 중, 고객이 원하는 차를 빌려주라고 하고 갔다는 것이다. 1천 7백만원짜리 차를 예약했는데 갑자기 4천700만원짜리 차로 업그레이드가 된 상황이었다.


꽤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좋았다. 그래서 결제를 하려고 하니 이번에는 금액이 조금 이상했다. 월 104만원을 차 렌탈 비용으로 내게 되는데, 보증금이 35만원이라고 했다. 그런데 165만원을 청구했다. 금액이 이상하다고 하자 직원은 얼버무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또 물어보니 그 때에는 종이를 주겠다고 했다. 나중에 종이를 줬는데, 내역이 나온 것이 없었다. 그래서 3번째로 금액이 이상하다고 말을 하니, 직원은 '보증금은 35만원이지만 가끔씩 우리는 돈을 더 받기도 해'라는 것이었다.


인도인의 일하는 방식은 나로서는 꽤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혜택을 보았으니 행복하게 귀가했다. 그러고보니, 차에 어떤 종류의 기름을 넣어야하는지도 들은 바가 없었다. 내일 매니저에게 전화해서 기름 종류와, 반납 시간을 다시 확인해보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차를 다시 살펴보니, 앞면에는 차 번호판이 없었고 뒷면에는 다른 주의 번호판이 붙어있었다. 받았던 한장의 종이에 적혀있던 내용을 다시 보니, 반납하는 장소와 기간이 5일로, 내가 빌린 7개월 5일의 기간에 비해 아주 짧았고, 다른 곳으로 반납하라고 주소가 적혀있었다. 다른 곳으로 반납시 추가 요금이 붙는다는 안내가 있었다. 렌트 업체를 이용했는데 찝찝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캐나다 생활의 시작이었다.


추가) 전화로 매니저에게 확인해보니, 주소와 날짜가 이상한 것은 무시하라고 했다. 차 앞부분에 번호판이 없는 것은, 알버타 주의 경우 번호판이 앞에 붙어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렌터카는 어떤 주의 차를 빌려줘도 상관없다고 했다. 제일 중요한 목적이었던 가격 적인 측면이다. 차를 빌리는데 저반적인 가격이 많이 줄지는 않았지만 차 등급은 많이 높아졌다. 이전에 빌렸던 차는 Civic (Compact) 등급이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SUV를 빌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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