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가야 했을 때였다. 캐나다인 친구의 강아지를 돌봐주는 대가로, 내가 이사할 때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적이 있다. 이사는 아침에 일찍 출발해야 했으므로, 밤에 짐을 옮겨 실어놓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하지만 짐을 옮기려고 하자, 캐나다 친구는 누가 차를 털어갈 수 있다면서 이사하는 당일에 바로 실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나는 이것이 꽤 충격이었다. 차에 있는 내 짐을 누가 훔쳐갈까봐 무서워하면서 살아야한다니..
나중에, 우리 가족에게 차가 생기면서 걱정은 증폭되었다. 투로로 빌렸던 차에 스크레치 등 손상이 조금이라도 가면, 돈이 청구된다고 했다. 차 안에는 잃어버려도 되는 물건만 놔둬도 되지만 누가 차를 털어가면서 차에 손상을 입힐 것이 걱정되었다. 얼마나 돈이 청구될지 모르는 실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렌터카로 바꾸면서, 차에 입혀지는 손상은 모두 책임이 없다는 보험을 들고서야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다. 참고로 차 외부에 'baby on board'라는 문구를 달고 다녔는데, 이 문구는 한 달째 누가 훔쳐가지 않고 있다. 손으로 떼면 바로 떼어지는 난이도 쉬운 절도 대상인데도 말이다.
빅토리아로 여행을 갔을 때, 오전에 배달된 소포가 있었다. 저녁이 되자, 집주인이 소포가 왔다고 문자를 해주었다. 우리는 오늘 집에 가지 않기 때문에 집 안에 넣어달라고 부탁하니, 이 소포가 이미 열려있다고 했다. 나중에 집에 가서 소포를 확인해보니 정말 누가 칼로 소포 입구를 찢어놓았다. 더 놀라운 것은, 안에 아기 간식이 들어가 있었는데 소포를 뜯었던 좀도둑은 내용물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전자제품이었으면 가져갔을 것이라며 남편이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8년 전 캐나다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을 때가 생각난다. 왕복 2시간 거리를 자전거타고 다녔는데, 그 때 외부에 세워놓았던 자전거 바퀴를 도둑맞는 일이 있었다. 자물쇠가 걸려있어서 가지고 가지 못하는 부분은 그대로였는데, 자물쇠에 걸려있지 않았던 쪽의 바퀴가 사라져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부분의 바퀴가 (아마 앞쪽이었던 것 같다) 빼기 쉬운 쪽이라고 누군가 알려줬다. 바퀴를 잃어버렸던 날에는 버스에 고장난 자전거를 실고 (캐나다에서는 자전거를 버스 앞에 걸쳐놓아야 한다.) 힘겹게 집에 돌아왔다. 오는 내내 자전거가 떨어지면 어떻게하지 초조해하다가 왔던 기억이 있다. 그 때에도 돈 한 푼이 아까웠던 시절이라, 그렇게 낑낑대며 힘든지도 모르고 집에 고철 덩어리를 가지고 왔었다. 그리고 근처 중고 바퀴샵에 가서 20달러 정도를 주고 새 바퀴를 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