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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투캔

알루미늄캔의 재활용을 위하여

by 키작은 울타리 Mar 26. 2025

현란한 불빛으로 어둠이 수면 고문을 당하는 거리에 

너는 입이 열린 뒤 땅바닥으로 내팽개쳐졌지.

돌계단에는 이미 서 너 개가  

담배꽁초가 입에 물리는 2차 테러를 당한 뒤였다.


진열대 안, 열 지어 정렬하고 앉은 무리 속에서 

너를 다시 만났다. 

속을 비우고 온몸을 뒤덮은 명성도 태우고 다시 돌아온 너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너의 견고함과 가벼움은

만인이 곁에 두고 밤낮으로 끼고돌지만   

입이 열리면 가차 없이 버려진다.


포장용기로서의 소임이 끝나고 모여든 집결지엔 

이산가족 상봉처럼 서로를 꽉 부둥켜안고 있다. 


모진 수난을 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돌아왔지만

외롭고 낯선 길을 떠나야 하고  

누군가는 인적 없는 곳에 고립되어 산천을 떠돌다 

단 한 번의 짧은 생으로 세상에서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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