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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 Dec 03. 2021

바라보는 마음 1

어느 브런치 작가 이야기

지난 글을 가끔 업데이트 한다.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거나 잘못 알고 있었거나 보태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추가, 수정을 하는 것이다. 사진도 이미지에 더 맞는 걸 잡으면 바꾸기도, 한 장소의 변화되는 모습을 계속 올리는 재미도 있다. 지난봄에 올린 <반 고흐 카페> 글이 그 경우인데 동네 카페 입구 은행나무 밑동에 자생하는 제비꽃을 최근까지 관찰하여 올리고 있었다. 관심두지 않는 은행나무 주변을 서성이는 처럼 지나간 글에도 다녀가는 누군가가 있더라. 사진첩에 우표 모으듯 글을 모으고 돌보는 느낌이 나름 괜찮다.

                              4월2일과   4월6일                                                  
4월 14일
7월 30일 폭염날과 11월 6일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만 같다.

마지막 사진을 유심히 보면 은행잎을 뒤집어쓰고 있는 초록이들은 당연 이곳의 터줏대감 제비꽃 잎들이지만 며칠 전 저기 반대편에 더부살이 다른 생명을 하나 발견했다. 찔레 어린 나무, 맞을 것이다. 주택살이 시절 목련나무 밑에서 올라온 거의 같은 모습의 묘목을 옮겨 심어 찔레 덤불로 키운 경험이 있으니까.


제비꽃을 저렇게 밑동에 그냥 둔 카페 주인이라면 찔레도 알아볼 것 같은데, 뽑힐까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그냥 바라만 보고 왔다. 며칠 후 다시 가본 광경은,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며 이 카페가 언젠가는 그리울 거라는 예감이 우수수 몰려왔다.


낙엽을 쓸어내며 새로운 입주자들은 곱게 받아들여놓았다. 찔레 옆, 맥문동, 비비추 종류로 추정되는 어린 생명들까지. 길가 울타리 부근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피는 꽃들인데 빨간색 까만색 씨앗들이 이쪽으로 건너왔나 보다. 야생으로 이곳에 뿌리를 내렸으니 겨울을 거뜬히 이겨 낼 것이다. 같은 마음으로 이곳을 바라봤을 누군가의 눈길과 손길을 상상해 본다.


묘목이 3년정도 자라면 찔레덤불이 된다. 2016년 봄, 부산




* 카페 주인이야기가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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