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아이디어를 말씀드립니다.

by 주복기

‘비밀각서 부탁드립니다.’ ‘세계 최초거든요.’ 이런 이야기 하루에 몇 번쯤 들으시는지...


저 잘 아는 기술보증기금의 어떤 부지점장님은 지역이 대덕인지라 하루에도 3~4회 이상 세계 최초라는 아이디어를 듣는다고 합니다. 저도 1주일이면 3~4편의 사업계획서 검토 요청을 받는데 그 중 태반은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합니다.


말씀 드리기 어려운 어떤 발명가께서는 새로운 기계를 발명했다고 제게 설명 해 주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하도 신박해서 제가 보기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혹시나 하는 맘에 해외 BM 사이트인 엔젤리스트를 찾아보니 이미 투자까지 받은 몇 년전 아이디어였더라고요.


갈수록 새로운, 신선한 아이디어를 찾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보다는 서비스의 새로움을 찾는 방법으로 솔루션을 찾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솔루션의 참신함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솔루션은 참신해야 될까요? 아니 참신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럼 우리의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그분들의 관점으로 솔루션의 새로움이 결정이 되어가는 그림이 맞는 걸까요? 이렇게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시는 스타트업 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은 즉석 만남을 정례화하여서 결혼 서비스까지 진출하자는 BM을 가지고 있습니다. 팀원이 3명이고 이중 대표 제외 2명 모두 이공계 출신이시고 어플의 자체, 외주 제작 모두 가능한 중급 기술자라고 대표님이 자평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은 대기업 출신에 대한민국 최고의 학부를 나오셨고...


자~ 이팀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론 2년 만에 이제는 외국으로 서비스를 나아가서 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잘 되어서 확장 이전한 것이 아니라...) 물론 국내 서비스가 아직 활발해진 것이 아니지만 외국에서 매출의 방향을 찾아야 된다는거죠. 누구 말씀처럼 우리 청년들이 외국으로 나가서 한국이 텅텅 비었다는 이야기 좀 듣자고 했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이 팀 이래서 외국 나가서 서비스를 찾는 걸까요? 이분들 한국에서는 어땠을까요? 이 팀은 대표님 말씀에 의하면 50건의 제안서를 냈고 그 중 대략 7~8건의 정부 사업에 성공했고 수행 중이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과제나 IR 발표할 때 심사하시는 분들의 연령대에 따라서 서비스의 개요를 잘 모르고 이해를 못하다 보니 사람에 따라서 바꾸는 것이 가능하면 발표하는 PT 자료가 달라진다고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무 닳은건지, 세상이 그런건지.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대표님 말씀도 간과하기 어려운 것이 심사위원 출신분들이 대부분 박사에 대기업출신, 공공기관 출신, 교수님 이런 분들이 많다는 것이죠. 물론 그분들이 견해가 틀리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창업과 그에 관련된 사업화를 평가하는 자리에는 적어도 창업을 한 번이라도 해본 경험이 있는 분이 7~8명 평가위원 중 한 명 이라도 있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R&D 과제 같으면 정부의 기술의 발전 방향이나 사회의 발전적 기여도를 감안하여서 기술도를 보다보니 위에 말씀드린 분들의 전문성을 요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럴수도 있다고 봅니다만 제가 평가위원을 하고 있는 중기부 산하의 모 진흥원에서는 R&D 평가 할 때 사업성을 조금 더 감안 하라고 평가의 방향도 제안을 받는데 하물며 정부 창업, 사업화 과제는 평가위원이나 평가방식이나 전혀 그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니...


2021년 정부 R&D 예산이 사상 최대인 27조 내외입니다. 작년보다도 3조 가량 상승한 수치라고 하더군요. 나라의 버팀목이라고 하는 중소기업 대상의 사업을 주관하는 중기벤처부가 2조가 안됩니다. 직원 대부분 영업, 판매, 생산에 매달려야 되는 중소기업이 정부 사업을 할 능력과 시간이 있을까요?


참조 : 중소벤처기업부 기술개발지원사업


연구원으로 등록이 되고 다른 일 시키면 화내고, 엄청 일이 바쁘더라도 주말은 쉬는, 3시간 일을 8시간으로 늘리는 그러한 업무들을 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제안서에 이미 중소기업은 스펙과 내용부터 이길 수가 없었던 것이죠.


창업 관련 공모전에서는 1등하고 사업으로는 1등은 커녕... 지원사업 따내는데 1등인 기업이 왜 매출 상승이 1등이 아닐까? 공모전과 지원사업이 초기기업 정착을 위해서 더 없이 필요한 제도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선정 방식과 평가의 방법이 제대로 된 선발의 방식일까요? 우리는 중요한 부분을 놓지는 것 아닐까요?

그러면서 일 있을 때 마다 나라의 근간이다 기둥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표님들 특히 제조업 대표님들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스타트업들은 그런 중소기업의 핸디캡 없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니 좋은 그림이라고 봅니다.


대신 생존력과 창업이 그들의 취업 스펙으로 쓰이는 일 없이, 사업을 잘 버티는 생존력을 키우는 사업을 새롭게 평가의 근거로 정리하는 것은 어떨까요? 피터드러커의 ‘새로운 서비스와 제작 방법을 발견하는 것도 새로운 인사이트이다.’말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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