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FSA와 포토리그
1929년 10월 뉴욕증시 붕괴로 촉발된 세계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은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에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미국은 어려운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들을 발표했는데 그중 하나가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이다. 2020년 대한민국은 그린뉴딜(green new deal)이라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의 수단으로 당시 미국은 사진가를 고용하여 사진을 이용하였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경제정책 자문위원이자 뉴욕 콜롬비아 대학교 경제학 교수였던 렌스포드 터그웰(Rexford Guy Tugwell)이었고, 그는 실질적 업무를 담당하면서 경제정책에 필요한 모든 시청각 자료들을 생산하고 관리하기 위한 책임자로 콜롬비아 대학 경제학 교수인 로이 스트라이커를 고용했다. 터그웰과 스트라이커는 농촌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대공황에 허덕이는 농민과 소작인 어려운 경제현실을 정확히 사진으로 제공할 사진가들을 선발하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사진의 역사중 집단작업 프로젝트였던 FSA (농업안정국, Farm Security Administration, 1935∼1942) 그룹이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많은 사진가들(워커 에반스, 도로시아 랭, 벤 샨, 아서 로스타인, 칼 마이던스, 러셀 리, 잭 댈라노, 고든 파크스 등 25명)이 고용되었고, 그들은 각기 다른 스타일로, 그들 자신의 시각으로 기록하였다. 8년 동안 이들이 찍은 필름 원판은 총 27만 여점이다. 이들을 관리했던 로이 스트라이커의 기준은 사진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탈정치색을 원했다. 때문에 당시 다큐멘터리 분야의 대표적인 사진가인 루이스 하인, 폴 스트랜드를 비롯하여 경제적 약자, 소외된 삶을 사회적으로 드러내는데 앞장을 섰던 뉴욕의 ‘포토리그Photo League’ 사진가들은 여기에서 배제되었다. 로이 스트라이커가 FSA 사진가들에 분명하게 요구했던 것은, 첫째는 역사적 사명감, 둘째는 예술성을 배제한 객관적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사진이었다. 그러나 이념적으로나, 사진 스타일적으로나 객관성을 담보하기에는 각기 다른 사진가들에 스트라이커의 주문은 상당히 동떨어진 것이었다. 개인작업을 주로 하는 사진가들의 속성은 어찌보면 획일적이고 공동작업을 한다는 것이 요원한 일일지도 모른다. 수많은 단체들이 만들어지고, 해체되었다가 다시 모이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Photo League는 뉴욕의 사진작가들이 협동하여 다양한 공통의 사회적, 창조적 대의에 맞춰 함께 뭉쳤다. 1936년에 창설된 이 연맹은 20세기 중반의 가장 유명한 미국 사진작가 몇 명을 회원들 가운데 포함시켰다. 그것은 1947년 미국 법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 1951년에 공산주의, 반미 단체라는 비난과 함께 운영을 중단했다.-
거리의 삶, 특히 뉴욕의 할렘가의 도시빈민의 삶을 찍었던 포토리그의 작업과 농촌지역의 FSA의 작업은 분명히 사회적 조사의 유형이다. 다큐멘터리의 출발은 관찰과 기록(아카이브)을 통한 사회적 조사, 또는 리서치와 측량(survey)인 셈이다.
장소: 어디에 있는가? 위치, 경계, 지표, 지리적인 특징, 기호, 장소를 규정하는 어떤 것을 보여주는 촬영.
상황: 그것은 일반적인 느낌에서 무엇처럼 보이는가? 현장의 시각적인 특성, 빌딩 유형의 범위, 거리의 특성, 명백한 부분을 기록해라. 험한가? 평평한가? 둘 다인가? 거리들이 곧은가, 구부러졌는가, 혼합인가? 건물들은 짧고, 높고, 넓고, 좁고, 새롭고, 낡았는가? 손질이 되어있는가 또는 망가져 있는가? 등.
조직: 그 지역의 구성 요소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떻게 조정되었는가? 비즈니스, 공공 장소, 종교 학회, 주거, 등은 어디에 있는가? 상대적인 위치를 규정하기 위한 와이드 샷, 디테일을 보여주는 클로즈업을 만들어라.
기능: 그 지역은 어떻게 사용되는가? 활동들, 서비스, 기능들의 범위를 기록해라. 비즈니스, 주거, 레스토랑, 학교, 레크리에이션 시설, 등 그것들은 누구에게 편의를 주는가? 지방의 인구, 도시, 지역? 특별한 인종의 그룹들, 연령 범위, 이문화, 남자들, 여자들, 사회적인 계층들, 직업상의 무리들, 등? 누가 오는지, 가는지, 무엇을 위해, 어디서, 언제에 대한 특성과 모든 의뢰인을 위한 입장의 적응을 기록하고 사진을 만드는가? 관계와 문맥을 위한 와이드 샷들, 디테일과 확인을 위한 더 정밀한 샷들.
사람들: 누가 여기에서 사는가? 누가 여기에 오는가? 여기에서의 작업들은? 동종의 주민들은 있는가? 섞여있는가? 젊은가? 나이가 들었는가? 단기 체류객들인가?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범위와 그 지역의 여러 인간의 다른 증거를 기록해라. 가게 간판들, 팔려고 내놓는 상품들, 클럽 이름들, 장식, 등.
교통: 사람들은 어떻게 걸어 다니는가? 주요한 교통 간선들, 보행자 길들은 무엇인가? 거기에 보행자들은 있는가, 그들은 누구인가? 버스 라인, 사거리, 이동 장소, 주차장, 혼잡?
주거 지역들: 그것들은 어떻게 보이는가? 건물, 인도, 거리들의 특성과 상태는? 비즈니스와 주거의 혼합? 변화 지역? 빌딩 스타일의 범위, 연대, 단위의 성질(1개, 2개, 복합, 등). 거주자는 누구인가? 주민, 연령 범위, 생활 스타일의 문화적이고 경제적인 특성에 관해서 단서를 제공할지도 모르는 디테일들을 찾아라.
생활주기: 이 장소에서 오늘의 주기는 무엇인가? 누가 가고, 오고, 언제 그리고 어디서? 사람들의 흐름, 활동, 기능들을 기록해라. 주와 월의 더 큰 주기에 확장한다.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 활동의 최고점이 있는가?
역사: 과거를 반영한다고 보여지는 것은 무엇인가? 오래된 건물들, 기호들, 인도 표지, 쇠약해진 후원으로 인한 가게들, 과거의 기능의 물질적인 특징들, 사람들과 기능들의 현재의 혼합에 적합하지 않은 과거 주민들의 증거.
변화: 이 장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미래는 무엇인가? 무엇이 바뀌고 있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가? 새로운 건설, 무엇을 위해 하는가? 파괴, 무엇으로 인해, 어디에서? 가게의 재고정리, 폐쇄, 개시, 상대적인 혼합과 신구 비즈니스의 특성, 공공시설들? 주류 허가의 디테일들, 붙여진 면허증? 안, 밖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 어떤 일들이 일정한가? 활동적이고 더 오래된 시설들, 가게들, 기능들? 옛날식의 사람들, 신식의 사람들, 누가 아이들이 있고, 누가 없으며, 다른 그룹들의 연령 분포는? 이 변수들의 몇몇이나 모든 것을 기록한 사진들.
<VISUAL ANTHROPOLOGY- The Challenge of Observation and the Nature of Photography>
‘사진집단 현장’도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자료조사를 위한 사전작업과 집단작업을 진행했었다. 사진가 개인의 개성과 집단의 주제성은 상충되는 면도 있지만, 빠른 시간 내에 공동의 목표를 지향한다는 점에선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마라톤과 같은 단일 행사에서도 여러 포인트에서 사진기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작업을 한다. 출발선에 있는 사람들, 엘리트 선수들의 팔로우, 아마추어 선수들의 무리들, 뒷부분에 처진 사람들, 이색복장의 사람들, 광각과 망원의 효과, 전체적인 면과 부분적인 모습, 로우앵글과 하이앵글, 다양한 시점의 다양한 각도의 사진들이 모여 집단작업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것을 혼자서 다 찍는다는 것은 슈퍼맨도 아니고, 힘들 것이다. 대규모시위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선두에 있는 사람들,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 후미에 있는 사람들, 장사꾼들과 이탈하는 사람들, 그 모든 것을 싹다 찍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가는 튼튼한 다리로 선두에서 후미까지 왔다갔다하며, 폭력적인 사건에서도 적극적으로 파고들기도 하고, 빠져서 전체적인 흐름을 관망해야 한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전략은 역시나 몸으로 얼마나 많이 움직였나하는 것이다.
이벤트, 퍼레이드, 축제, 시위 이 모든 것들은 사진가를 끌어들인다. 군중 속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더 쉽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사건 자체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단지 한 이벤트의 기록이 어떤 가치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자신만의 시각을 가지는 것이다.
군중 속에서 느꼈던 흥분은 차분히 가라앉히고, 나의 기록에 ‘나의 사진’을 찾는 다는 것은 쉽지 않다. 토니 레이 존스Tony Ray-Jones는 전통적인 축제와 해변 휴양지에서 놀 때 영국인들을 강박적으로 기록에 남겼고, 그의 사진 책 ‘휴일: 영어 일기A day Off: An English Journal’’ (1974년)는 그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당신은 무엇을 찍고 싶어 하며, 당신의 사진이 어떤 사건에 대한 기록이 되기를 원하십니까? 이기적인 사진가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고자 할 것이다. 자신의 스타일도 중요한 요소이고, 기록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있을 것이다. 팩트를 중시하는 언론의 시각도 기록에 대한 그 출발은 동일하다. 또한 사진은 부분적이기 때문에 사진에 숨겨진 뒷이야기는 사실 현장에 있는 이에게만 보여질뿐 사진의 이면에는 스토리가 숨어 있고, 사진 한 장은 분절적인 이미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