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생크 탈출> 1994년
영화 <쇼생크 탈출>의 원작은 공포와 스릴러의 대가 스티븐 킹이 쓴 베스트셀러 <사계>에 수록된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Rita Hayworth And The Shawshank Redemption)>이다. <희망의 봄,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타락의 여름, 우등생>, <지각의 가을, 스탠 바이 미>, <의지의 겨울, 호흡법> 네 편의 중단편이 <사계>이다. <우등생>은 영화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의 원작으로서 유복한 백인 가정의 소년이 같은 마을에 몰래 위장하여 살고 있는 유태인 학살 전범을 만나며 점차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를 그렸다. 스티븐 킹의 자전적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스탠 바이 미>는 실종된 아이를 찾아 떠나는 친구들과의 모험 이야기이다. <호흡법>은 액자 소설 형태로서 비밀클럽에서 듣게 된 임산부에 관한 소름끼치는 경험담을 담고 있다. <캐리>, <샤이닝>, <미스트>, <그린 마일>, <미저리>, <그것>, <스탠 바이 미> 등 공포 소설을 주로 써서 '공포 소설의 제왕'으로 불리는 스티븐 킹의 작품들은 살아 있는 작가중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다.
고전 탈옥영화인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 스티븐 퀸,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빠삐용(1973)〉을 연상하게 한다.
스태머스는 앤디가 주 의회에 편지를 띄우는 데 대해 이렇게 훈계했다. “바깥에서 네가 은행가였는지도 모르지만 그 인생의 일부는 점점 과거로 멀어져가고 있다, 그러니까 교도소의 방식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게다가 오거스타에 있는 그 벼락부자인 공화당 로터리클럽 회원들의 생각에 의하면, 교도소와 범죄자 교정 분야에서 납세자의 돈을 사용하는 길은 세 가지 밖에 없다. 첫째는 더 많은 벽을 쌓는 것이고, 둘째는 더 많은 쇠창살을 만드는 것이며, 셋째는 더 많은 간수를 고용하는 것이다.” 즉 주 의회가 쇼생크에 있는 죄수들을 인간쓰레기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죄수들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 곳에 온 것이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걸고 앤디의 요청을 주 의회가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배급되는 빵 속에 몇 마리의 벌레가 들어 있다고 해도 그게 뭐가 문제야?
앤디는 언제나처럼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스태머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 콘크리트 블록 위에 매년 빗물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고 할 때, 그것이 백만 년 계속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스태머스는 껄껄 웃으며 앤디의 등을 툭 쳤다.
“이것 봐, 자네는 백만 년을 살지도 못하잖아. 좋아, 만일 그런 일이 있다면 그건 자네의 일이야. 자넨 미소를 지으며 계속 그렇게 하겠지. 좋은 일이지. 편지를 쓰겠다면 쓰게. 자네가 우표 값을 부담한다면 우편함에 넣어줄 수는 있어,”
앤디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은 사람은 앤디였다. 그렇지만 스태머스도 해들리도 그때 쇼생크에 없었다. 도서관 예산에 관한 앤디의 청원은 언제나 판에 박은 듯이 각하되었지만 결국 1960년에 200달러짜리 수표가 날아왔다. 분명히 주 의회는 그 정도면 앤디가 입을 다물고 다른 곳에 청원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틀림없었다.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 앤디는 한 걸음은 떼어 놓았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두 배의 노력을 기울였다. 매주 한 통의 편지를 두 통으로 늘렸다. 1962년에는 400달러가 날아왔으며 60년대 후반에 가서는 매년 700달러씩 받았다. 1971년에는 1000달러로 크게 인상되었다. 보통 시골의 도서관에 지원하는 금액과 비교하면 어림도 없이 적은 돈이었지만 1000달러가 있으면 페리 메이슨 같은 탐정소설이나 제이크 로건 같은 서부소설의 헌책을 몰래 살 수 있었다. 앤디가 사라지기 직전에 도서관에 가면 (원래 도료실로 쓰던 방에서 세 개로 늘렸다.) 원하는 책은 대개 구비가 되어 있었다. 만일 없다고 하더라도 앤디에게 부탁하면 거의 받아 볼 수 있었다.
<스티븐 킹,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P72-73>
“레드, 세상에는 절대로 자기의 손을 더럽히지 않는 사람도 있어. 성자가 되면 비굴기가 날아와 어깨에 앉아서 옷에 똥을 싸게 내버려두기도 하지. 그것의 반대는 쓰레기 더미에 앉아서 뭐든지 돈이 되는 것은 똥이라도 취급하는 것이겠지. 총이나 칼, 헤로인 등 그게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아.” (p77)
“레드, 우리 같은 인간은 제3의 선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야. 순결만을 관철하지도 않고, 헤로인이나 더러운 물건에 흠뻑 잠기지도 않는 다른 한 길, 그것은 대부분의 세상의 어른들이 선택하는 길이야. 욕심에 눈이 어두워져 진창에 빠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고, 두가지의 악 가운데에 보다 작은 것을 골라 자기의 선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며 살아가지. 그런데 자기가 어느 정도 잘 해나가는지는 아마도 이걸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밤에 얼마나 편하게 잘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꿈을 꾸는지.” (p77)
엉뚱하게 작업을 마친 죄수들에게 맥주 한 병 줄 것을 부탁하거나 음악[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Che Soave Zeffiretto)’을 틀어주는 앤디의 행동은 이러한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에 감동을 주는 것이다.
"친애하는 레드
만일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이제 자네도 밖으로 나왔겠지. 확실한 방법으로 나왔겠지. 만일 여기까지 쫓아왔다면 조금만 더 나를 따라올 생각이 있겠지? 그 마을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나? 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사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그 전에 내가 한 턱 낼 테니까 한 잔 마시게. 그러고 나서 잘 생각해봐. 나는 자네가 언제 올지 눈을 쟁반처럼 크게 뜨고 기다리고 있어. 레드, 잊으면 안돼. 희망은 무엇보다도 좋은 것이고, 좋은 것은 결코 죽지 않는 법이야. 나는 희망하고 있어. 이 편지가 자네에게 발견되기를, 그리고 건강한 자네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너의 친구
피터 스티븐스"
<스티븐 킹,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P164-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