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와 물레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숄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도중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소지품을 펼쳐 보이면서 한 말이다.
간디(Gandhi)에게 있어서 물레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녹색평론>의 발행인인 김종철 선생이 쓰신 <간디의 물레>라는 책에서 말하는 간디의 물레란 물레에서 자기가 입을 옷감을 짜듯이 ‘자기 먹을 빵을 손수 마련해 먹는 창조적 노동’과 거기서 얻는 기쁨이 삶의 가치를 진정으로 느끼게 하는 토대라는 것이다. 인도의 독립을 위해 물레를 돌렸던 간디에게 있어서 물레가 주는 상징성을 다시 한번 생각게 한다.
간디는 1920년 인도 국민 회의의 지도자로 취임했다. 1921년 9월21일 마두라이에서 인도 빈민층과의 동질성을 상징하는 베옷을 채택했다. 지도자로서 인도 국민들의 영국 상품 불매운동, 정부 및 기관 보이콧을 이끌었다. 그는 1922년 정부에 체포되어 6년형을 선고 받았다. 감옥 안에서도 영국의 공장제 수공엽에 대항해서 인도의 전통 수공업을 상징하는 물레인 차르카를 돌리면서 투쟁을 이었다. 후에 차르카는 인도 독립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한 인물을 촬영하는데 있어서 대부분의 포츄레이트는 정면 사진을 선호한다. 버크 화이트가 선택했던 것은 인물을 대표하는 오브제로서 물레를 선택했고, 간디라는 인물의 상징으로 물레를 병치시켰다. 물레가 주는 기호의 기표와 기의, 외연과 내연의 의미로 보면 다양한 해석을 암시한다.
영화 <간디>는 인도와 영국 합작영화로, 미국 작가 존 브라일 리가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영국 감독 리처드 애튼버러가 연출한 1982년 개봉한 영화다. 아카데미 8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당시 다른 강력한 수상 후보작이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T.를 제치고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고, 마지막 간디의 장례식 장면에서 30만 명 이상의 엑스트라가 동원되어 한 장면에 나온 최다 엑스트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물레의 상징성은 간디의 사상을 압축하는 요소이고, 마가렛 버크 화이트(Magaret Bourke-White)는 간디의 물레 사진을 찍기 위해 직접 물레질을 배웠다고 한다. 라이프지의 포토저널리스트인, 마가렛 버크 화이트는 간디의 ‘비폭력 저항운동’을 상징으로서 물레 앞에 앉아 있는 장면을 촬영했다. 이 사진 한 장은 무저항 비폭력으로 영국에 맞선 간디의 상징인 셈이다. "물레 잣는 사람을 찍고 싶으면 그가 왜 물레를 잣는지 생각해 보라. 이해 한다는 것은 찍는 일만큼 중요하다." 그는 간디의 정신을 담아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가 간디를 만나러 갔을 때 단 세 번의 촬영만이 허락되었다.
마가렛 버크 화이트에게는 여성 최초로 미공군 종군사진가로 독일의 소련 침공장면을 촬영했었다. <라이프> 창간호를 장식할 사진으로 당시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 몬타나주 포트맥 부근에 건설중인 거대한 인공댐 사진도 마가렛 버크 화이트의 사진이다. 버크 화이트는 다른 좌파 예술가들, 스튜어트 데이비스(Stuart Davis), 록웰 켄트(Rockwell Kent), 윌리엄 그로퍼(William Gropper)등과 함께 미국 예술가 협회(American Artists’ Congress)를 결성해,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금을 마련하거나 미국내 흑인 예술가들에 대한 차별 대우에 대한 항의, 유럽에서의 파시즘에 대항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또한 일용직 노동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 활동과 공산당 전선 기구의 멤버로 일했으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미국인 연맹’을 위해 일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취재 중 산촌의 한 숙소에서 그날의 작업들을 정리하던 중 뇌염에 걸렸던 것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 일으켜 파킨슨씨병을 앓게 되었고, 그녀는 1959년과 1961년에 두 차례의 뇌 절개수술을 받는 등 병마와 싸우다, 1971년 미국의 코네티컷에서 사망했다.
"사진작가가 그의 사진에서 진실을 말하려 한다면 그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자 그것은 항상 결정하기 쉽지 않다. 현재와 같이 혼돈된 상태에 있는 세상에서는 어느 작은 구석에라도 빛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대단히 중요하고, 대단히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마가렛 버크 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