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풍경
“시간에는 결코 <사실>이라는 것이 없어. 시간이란 길다고 생각하면 길고,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거야. 그러나 실제로 얼마나 길고 짧은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
어느 하루가 똑같은 나날의 연속이라면, 그 모든 나날도 하루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매일이 완전히 똑같은 나날의 연속이라면, 아무리 긴 일생이라 하더라도 아주 짧은 것으로 느껴지고, 부지불식간에 흘러가버린 것처럼 될 것이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시간 감각이 잠들어 버리는 것 혹은 적어도 희미해지는 것이다. 청춘 시절이 천천히 지나가는 것으로 느껴지고, 그후의 세월은 점점 더 빨리 지나가고 속절없이 흘러간다면, 이런 현상도 역시 익숙해지는 것에 기인함이 틀림없다.
-토마스 만, 마의 산 上, P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