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가서 좀 걸읍시다
원래도 생각이 많은 나는 (비록 같잖은 망상이나 잡생각과 불만불평이 대부분이나) 남들과 조금 다른 시간대에 최소한의 사람과 대면하는 일의 특성상 남들보다 좀 더 많은 상념에 빠지곤 한다. 타고난 성격인지 정신이 병에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생각의 주제는 꽤나 다양해서 머릿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뒤죽박죽 정리되지 않은 더러운 방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쉽게 말해 쓸 데 없는 생각이 너무 많은거지.
'어떻게 해야 좀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
' 뭘 더 어떻게 해야 이 일이 좀 잘 풀리려나'
'일 하지 않고 돈을 벌고 싶어'
쓸데없는 생각들, 아니 아웃풋이 없기에 쓸데없이 버려지는 것들이라고 해야 할까. 스스로 내야 하는 결론을 무시한 채 저절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쏟아지는 불평 불만이 가득한 상념을 10년 가까이 남들은 미라클 모닝이라고 부르는 시간에 일어나며 하고 있으니 발전이 없을 수 밖에.
물론 중간중간 마음을 다잡고 결심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그러고보니 이 글을 쓰는 순간도 하필이면 연말을 앞두고 있는 시간인걸 보면 약속의 그 때인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연초에 계획하고 연말에 후회하는 거대한 챗바퀴를 탈출해야만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해야 할까
어딘가를 가야 할까?
누군가를 만나야 할까?
불룩 튀어나온 배를 바지춤 속으로 꾸겨 넣으며 또 다시 상념으로 젖어 들었다.
' 아 먹는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배가 나오는지..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걷기만 해도 숨이 차다. 안 그래도 몸을 써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는 것도 힘들어서 좀 더 있으면 이제 이 일도 못하겠네.'
이 빌어먹을 몸뚱이를 만든 나로부터 시작돼 열등한 유전자를 쏙쏙 골라서 나누고 물려주신 창조자에 대한 원망을 지나 기억도 나지 않는 내 기원의 뿌리까지 거슬러 올라 불평하던 순간 어디선가 들었던 혹은 읽었던 문구가 떠올랐다.
뇌를 명민하게 만들고 싶다면 몸을 움직여라.
쉽게 말 해 달리라는 얘기다.
안 해 본건 아니다. 한 때 나도 서브 5를 찍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래..달리기가 있지..왜 난 달리기를 멈췄던 걸까, 왜 운동을 하지 않았지..
이제 지금의 이 망가진 몸으로는 달리기도 쉽지가 않은데..
그럼...걷기부터 좀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