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여러 시대가 동시에 혼재한다. 각자가 다른 시계를 차고 있는 것이다. 미술계 밖의 사람들과 안의 사람들과의 시차가 크고, 미술계 안에서도 작가마다 또는 평론가마다 또는 다른 구성원들도 저마다 시차가 큰 것이 현실이다.
보고 있는 지점이 다르다는 것은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다른 방식과 결과물을 추구하고 도출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각 공모전들마다의 분위기가 매우 다르고 각각의 미술관들의 분위기도 많이 다르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발 빠르게 반영하고 수익성 추구(작품 판매)로부터 자유로운 국립현대미술관과 지방의 한 문화예술회관을 같은 날 방문한다고 해보자.
아마도 지방의 문화예술회관은 한 30여 년 전쯤의 시계에 시간이 맞춰져 있을 것이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가장 최신 내지는 미래 시계에 시간이 맞춰져 있을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워낙 방대하고, 큰 전시들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과거의 시계부터 미래의 시계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기는 한다.
그래서 더욱 파악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다양하고 애매하고 어려운 것이 미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