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납법의 한계
‘귀납법의 한계’라는 게 있다. 99개의 근거를 가지고 결론을 도출해도, 1개의 반대 근거만 있어도 결론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대상에 대해 섣불리 판단을 하고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워진다.
미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사안을 다 감싸며 확립될 수 있는 큰 법칙이나 결론이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정답이 없고 어떠한 큰 흐름이나 대원칙이 감지되어도, 반드시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이 지점은 각자의 주장을 합리화하는데 저마다 각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변형되어 쓰인다. 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99개의 사기가 있고 1개의 진짜가 있다면, 1개의 예외 때문에 그것들을 모조리 사기라고 단정 지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99개의 사기들은 그 1개의 예를 들며 자기가 진짜인 양 행세를 한다. 다 사기 아니냐고 항변하면 1개의 굉장히 파괴력 있는 경우의 예를 들며 반박을 한다. 귀납법으로 도출된 대이론이 반대 근거 하나에 의해 무너져버리는 것처럼, 논리적으로는 반박하기가 궁색해진다.
진짜로 판명된 한 가지의 예는, 사기꾼들의 논리를 합리화하는데 더욱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사용된다. 수십만 장의 꽝 중에서 단 하나의 당첨만 있어도 사람들은 희망을 가지고 복권을 사는 것과도 비슷하다. 자기와 부합하는 몇 개의 예만 있으면 그것을 가지고 자기 논리를 만들면 된다.
논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감 있는 눈빛과 확신의 태도이다. 나는 그것이 연기인지 아니면 진짜 확신인지 항상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