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말했다. "파면 선고가 지연된다고 한숨 쉬고 걱정하지 맙시다. 그날이 올 때까지 그저 묵묵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합시다." 오우, 이 양반, 갈수록 진화하시네. 멋져부러~.
어제 팔봉산 임도를 걷다 '큰개불알꽃'(바꿔 불러야 할 이름은 '봄까치꽃'이다. 익숙해서 우선 그냥 썼다)을 만났다. 처가 말한 "묵묵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합시다"에 어울리는 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작고 보잘것없는(?) 꽃이지만 봄을 맞아 묵묵히 최선을 다해 피고 있지 않은가. 네가 선생이다!
* '큰개불알꽃'이란 명칭은 일제 강점기 일본 식물학의 아버지 미키노가 붙인 이름이란다. 이 꽃의 열매가 개의 음낭을 닮아서 그렇게 붙였다고. 참, 거시기하다. 야생화 동호회에서 개명한 이름은 '봄까치꽃'. 봄소식을 알려주는 전령사의 의미로 붙였다고. 참, 어여쁘다. 무엇이 더 이 꽃에 어울리는 이름일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다음부터는 '봄까치꽃'이라 부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