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補藥) 풍년이다. 큰 누님이 보내신 해모힘 1박스, 막내 누님이 보내신 알부민 3박스, 에프씨(FC)가 가져온 홍삼 농축액, 그리고 지산 한의원에서 지어온 한약까지. 안 먹어도 벌써 힘이 솟구치는 듯하다. 그런데 정작 내게 필요한 건 보약이 아니라 사약(瀉藥) 같다. 외견상 비실비실해 보약이 필요한 듯 싶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아 화기를 빼는 게 나을 것 같기 때문. 기운이 없어 스트레스를 받는 거니 보약이 낫다는 말도 나올 법 한데, 왠지 내게는 보약보다 사약이 더 나을 것 같다. (아, 그러면 그 보약 내놓으라고요? 그건, 좀... 하하.)
몸도 그렇지만 세상사도 보(補)할 때와 사(瀉)할 때를 알아야 하는데 지금은 온통 '보'만 찾는 것 같다. '사'가 외려 '보'가 될 수도 있는데... (애고, 세상사는 냅두고 그대 몸이나 잘 챙기셔, 라는 타박이 귓가에 들린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