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1
운동을 과하게 열심히 하셔서 오히려 걱정되는 우리 엄마.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남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려고 식이요법, 운동, 그리고 옷차림, 살림 트렌드 등등 뭐하나 빠짐없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요즘”을 살고 계시다.
최근 골절로 팔이 불편하신 엄마를 뵈러 엄마네 집에 들렀는데 새로운 커피머신이 반짝거렸다.
이른바 요즘 코로나에 열풍 대세인 홈 카페용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닌가!
엄마의 커피사랑은 미국식 블랙커피 파우더부터 시작해서 이탈리아 Lavazza 원두, illy 커피, 등등 맛있다는 커피는 두루두루 섭렵하시고
가장 최근까지는 네스프레소를 꽤 오랫동안 애용하시면서 정착하시는 듯했는데,
그새 트렌드에 발맞춰 홈 카페를 집에 들이신 것!.
“얘, 캡슐 값이 계속 오르잖니..
아무래도 너희 아빠랑 나랑 둘이 먹는데 원두 갈아서 내려 먹는 게
맛이나 가격이나 뭐로 봐도 나아서~
"아무리 그래도... 전자동 에스프레소 기계는 비쌀 텐데.. “
“뭐 생각보다 그렇게 비싸진 않아~”
깁스하신 아픈 팔 대신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팔로
바리스타처럼 잔을 뜨겁게 데우고
에스프레소를 내려 물을 적정하게 맞추고
딸들에게 한 잔씩 커피를 내려주는 엄마..
맛있다는 한마디에 자부심과 만족감이 뿜 뿜인 표정을 보니 제법 값이 나갔을 커피머신이 그 값을 톡톡히 하고도 남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이것저것 신경이 많이 쓰이는
오랜 주택 생활을 청산하시고 아파트 생활을 시작하신 지 3년 차.
엄마의 집에는 이런저런 소소한 가전과 트렌디한 살림이 한 둘씩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 비서 스피커는 물론이고, 스마트 TV, 미니멀 혼밥용 밥솥, (거기에 저탄 고지 식단을 위한 저당 밥솥도!) 예상에 없던 부상으로 긴급히 사들인 접이식 왜건까지!
소중한 도우미, 식기세척기 이모님에 설거지를 맡기시고 스마트 티브이 너튜브를 통해 온라인 교회 예배를 보시면서 은은한 커피 향을 음미하며 갓 내린 에스프레소를 즐기시는 엄마의 시간..
딸 셋 있는 남자를 만나 젊은 엄마로 질풍노도의 중년을 보내고
이제 60대를 넘어 딸들을 다 출가시키고 오롯한 부부의 시간을 맞이하신 여전히 젊은 할머니. 우리 엄마. 누가 봐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세간이 아닌, 요즘 선호한다는 young and rich에 맞먹는
최신의 라이프를 즐기시는 듯싶었다.
인생을 즐기는 것은 바로 마음가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마음은 영영 늙는 법이 없다는 모범 답안을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계신 모습을 보며 감사한 한 편, 지금의 이 건강하신 모습을 마음속에 ‘찰칵 ‘ 저장하고 간직한다.
엄마! 엄마 카페 최고예요! 홈 카페에 자주 초대해 주세요!! ^^
#코로나엔_홈카페가_대세#에스프레소 머신 #엄마는_바리스타
#영시니어라이프#일상#감성#새엄마와 딸
*이 글은 주식회사 멘테인에서 서비스하는 <키핑 keyping> 모바일앱에 2020년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서 발행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