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디어 속에서 파생의 사례를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유튜브’이다. 각고의 노력으로 하나의 채널을 성공시킨 유튜버들 중에는 파생 채널을 여러 개씩 만드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파생 채널이 메인 채널보다 더 큰 구독자를 모으기도 한다. ‘유튜브로 돈 벌기’라는 책의 저자 이혜강 크리에이터가 만든 ‘말이야와 친구들(MariAndFriends)’ 채널의 경우 2024년 10월 기준으로 약 361만 명의 구독자 수를 갖고 있는데 비해 그 파생 채널인 ‘말이야와 아이들(MariAndKids)’은 같은 시각 기준으로 약 76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파생 채널이 두 배가 넘는 구독자 수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을 위해서는 파생을 하되 본류 채널과 똑같은 내용이 아닌 차별화된 매력을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
JTBC라는 방송국에서 만든 유튜브 채널로 네티즌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와썹맨’과 ‘워크맨’의 경우도 그 출발이 파생에서 기인한다. 사실 ‘와썹맨’의 모태는 지난해 JTBC2에서 2017년 9월에 방영을 시작한 예능 ‘사서고생’이다. 박준형, 정기고, 소유 등의 연예인이 해외에서 물건을 팔아 마련한 경비로 생활을 해야 하는 자급자족 여행기였는데, 이 프로그램의 해외 촬영이 끝난 후 출연자 박준형이 JTBC의 편집실에 가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디지털용으로 따로 만든 게 ‘사서고생-왓써맨’이었다. 유튜브에서 공개된 ‘왓써맨’은 본방송보다도 더 화제가 되었고, JTBC에서는 이 캐릭터를 스핀오프해 ‘와썹맨’이라는 디지털용 독립 콘텐츠 채널을 만들었다. 공영방송에서 만든 최초의 디지털용 히트 캐릭터인 와썹맨은 ‘사서고생’의 출연자에서 ‘왓써맨’으로, 다시 ‘와썹맨’으로 파생하며 발전한 것이다.
‘선 넘을 때 가장 즐거운 남자’라 불리는 장성규 아나운서는 JTBC의 유튜브 채널인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오랫동안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짱티비씨’라는 이름으로 ‘짱아나의 패러디 극장’, ‘짱아나의 크리에이터 도전기’, ‘짱아나의 다이어트 프로젝트’, ‘그린라이트-밀착연애’, ‘관종투어’ 등등. 다양한 도전을 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장성규 아나운서와 제작진은 포기하지 않고 장 아나운서의 캐릭터를 계속 사용하며 프로그램을 파생시켜 나갔고 ‘장성규 성지순례’에서 포장마차 극한직업을 체험하며 큰 가능성을 확인한다. 결국 장 아나운서의 캐릭터와 직업 체험의 조합이 잘 어울리는 것을 알게 된 제작진은 ‘워크맨’이라는 걸출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 워크맨의 성공 이후로 장 아나운서는 일명 ‘대세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하며 여러 프로그램을 드나들고 있다.
앞서 설명한 ‘말이야와 친구들’의 사례는 자리를 잡은 한 채널이 파생 채널을 통해 다른 영역으로 확장한 경우이고, 뒤에 설명한 ‘와썹맨’과 ‘워크맨’은 콘텐츠를 만들면서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보다 매력적인 방향으로 캐릭터와 내용을 파생시킨 경우다. 유튜브에는 위와 같은 사례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영화나 드라마, 음반 제작 등이 막대한 제작비로 인해 한 번 망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구조인데 비해, 유튜브 영상은 비용 부담 없이 끊임없이 콘텐츠를 올릴 수 있기에 ‘시행착오를 통한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유튜버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기획만 너무 오래 하기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일단 제작해 올리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게 좋을 것이다. 채널과 콘텐츠는 언제든 새로 만들어 올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시청자의 반응을 통해 혼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