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우울증이 없어진 이후, 마음잡고 운동을 시작한 지 반년 가까이 되었다. 종목은 홈트, 그중에서도 푸쉬업과 스쿼트를 주로 한다.
몇 년 전에 맨몸운동으로 체중 증량에 성공한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나는 저체중이다) 반년 가까이 꾸준히 했었다. 처음엔 단 한 개도 못 하던 푸쉬업을 100개 이상씩 할 수 있게 되었었다. 약 7kg 정도 체중이 늘었다가(이때가 내 인생 최대 몸무게였다) 운동을 안 하게 되면서 다시 원상복구 되었다.
그 후로도 간헐적으로 체중 증량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다 우울증이 오면서 몸 상태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족저근막염까지 겹쳐서 운동은커녕 걷는 것조차 힘든 상태가 되었었다.
그때 나는 거의 하체 불구자로 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지금처럼 다시 걸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발이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 매일 이것저것 케어해 주어야 한다. 케어를 소홀히 하거나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은 발 상태가 안 좋아진다.
나는 몇 년 전의 그때처럼 푸쉬업 100개를 할 수 있는 몸을 다시금 가질 수 있기를 바랐다. 과거의 수많은 실패들을 반추했다. 그 실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두 개의 대원칙을 세웠다. 첫째는 ‘꾸준히 하자’이고, 둘째는 ‘절대 무리하지 말자’이다. 체중 증량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꾸준히 하지 못한 이유는 급한 마음에 무리했기 때문이었다.
(우울증과 족저근막염으로) 내 몸은 완전히 무너져 있었기 때문에 정자세 푸쉬업이 불가능했다. 맨몸 스쿼트도 불안불안했고 철봉에는 단 1초도 매달려있지 못했다. 옛날에 엄마가 쓰던 1.5kg짜리 아령으로 팔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이 아니라 거의 재활 훈련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나는 몇 년 전에 운동을 처음 시작했던 그날처럼 바닥에 무릎을 대고 1개부터 다시 시작했다. 온몸이 벌벌 떨렸다. 5개, 10개로 점차 늘려갔고, 정자세 푸쉬업을 조금씩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어딘가 부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곧장 중단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단 한 번도 부상당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비로소 오늘, 스무 개씩 다섯 세트로 푸쉬업 100개에 도달했다. 몇 년 전엔 스물 다섯 개씩 네 세트 이상을 하기도 했었으니,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몇 년 전의 운동 수행 능력을 거의 다 되찾은 셈이다. 그때보다 더딘 속도긴 해도 체중도 조금씩 늘고 있다.
간절하게 운동하고 있다. 취미 따위가 아니다. 망가진 몸의 재건, 살기 위한 발버둥이다. 삶의 벼랑 끝에서 절감했다. 운동을 해야 살 길이 있다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