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 번일까...?
약 4년 전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한국에 귀국한 목적 중 하나는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날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자금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귀국하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기진 않았었는데 생각지 않게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겼었다. 그러던 중 캐나다에서 다시 워홀을 모집하기 시작했고 작년 말부터 도전한 결과 얼마 전 드디어 선발이 되었다.
아직은 최종 합격은 아니고 서류 준비 단계인데 일단 선발이 되면 서류만 잘 준비하면 대부분 별 탈 없이 최종 합격이 된다고 한다. 문제는 내 해외 체류 기록 때문에 일본 쪽 서류를 요구할 수도 있는데 일본이란 나라는 일 처리가 매우 느리고 아날로그라는 점이 변수가 될 것 같다. 혹시 모르니 일본 대사관에도 다녀와야 하고 다른 서류 중에서도 서울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들도 있어서 지방 사는 직장인으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외 체류 경험이 있어도 추가 서류를 요청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곤 하지만 매우 높은 확률로 요청을 받을 것 같으니 아마 앞으로 세, 네 번은 서울에 더 왔다 갔다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현재는 서류 준비 단계인데 벌써부터 새로운 환경에 내던져질 생각에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환경이 낯설고 힘들다며 찡찡대 놓고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스스로 간다는 게 아이러니하긴 하다. 나이가 애매하지만 캐나다에서의 워홀이 끝날 때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다른 나라에 가볼까 싶기도 하다. 워홀 나이 제한인 만 30세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최대한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론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싶어 그 문젠 일단 캐나다로 떠난 후에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이쯤 되면 부모님은 말은 안 해도 어디라도 좋으니 한 곳에서 정착해 살길 바라실듯한데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 낯선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역마살이 더 크게 낀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가끔은 나도 너무 내일이 없이 막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흔히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고들 하니 하고 싶은 건 다 해보는 게 그나마 후회 없는 삶일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중엔 캐나다에 갔던 일이 후회로 남을 수도 있지만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시도는 해볼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아직 최종 합격도 아니고 비행기 표도 안 샀지만 남은 시간 잘 준비해서 후회 없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