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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모쌤 손정화 Apr 13. 2024

직장을 학교처럼 다녔더니...

어쩌면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지도...

어린이집을 정리하고 처음으로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대 초반 대학을 졸업하고 유치원에 입사했을 때 직장은 대학의 연속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간 것이 아니라 대학을 졸업하고 가야 할 곳을 간 거였다. 대학을 골라골라 시험 봐 간 것처럼 직장도 골라골라 이력서 넣고 면접 봐 간 거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대학 다닐 때 내 용돈은 하루 1000원이었다. 교통비는 엄마께 받아 썼고 용돈은 밥값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해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사고 싶은 것을 살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점심 값으로 1000원은 늘 부족했다. 친구들과 함께 간 분식집에서 가장 싼 값의 떡볶이도 1200원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먹으러 갈 때면 불편함을 느끼기는 했어도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다. 아르바이트는 생각도 못 했다. 그저 놀기만 좋아했다.


직장도 돈을 벌려고 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학교처럼 다녔다. 꼭 해야 하는 것을 하는 것이었다.

먹고살기 위해 직장을 구해야 하는 것을 나이 50을 바라보며 경험하였다.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할 때!

돈이 걱정되어서 힘들어도 참고 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했다면 10년을 다니지 못했을 거다.

어린이집을 운영했을 때!

돈이 걱정되었다면 그렇게 풍족하게 운영하지 못했을 거다.

돈을 걱정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먹고살기 위해 직장을 다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먹고살기 위해 직장을 다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생활이 나를 가두지는 못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사는 것도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을 그림으로 그렸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실은 좀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더 커 그 상황을 이겨내고 있다. 현재 진행형이다.


나는 다시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 먹고살아진다.

단! 많이 먹지 않는다.

내가 누리는 것은 시간이다.

시간을 누리는 것이 가장 값지다.


딸에게 조금 미안함을 느꼈었는데 이젠 그러지 않기로 했다. 이런 엄마이기에 지금의 딸이 있는 걸 테니...

수많은 부모교육을 했었는데 그때마다 후회하는 육아는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나도 모르게 후회하는 육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후회하는 육아는 자녀를 힘들게 하는데... 미안 딸!


나는 이 땅의 모든 청년들이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나처럼 조금 먹더라도 시간을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를 바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다 보니 먹고살게 되기를...

단! 하고 싶은 일이 부모님과 가족에게 용납되는 일이었으면 한다. 함께 사는 세상이기에...


잠깐 생각이라는 것을 했더니 글이 멈춰져 써지지 않는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멈춰라. 생각이 멈춰지면 글이 써진다.

이렇게 생각을 글로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행복한 아침이다.

이 공간에서도 좋은 만남이 이루어져 서로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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