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어느 날 밤.
철컹, 문을 닫자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텅 빈 거실을 쥐어짰다. 흐느낌은 낡은 현관문에 부딪혀 떨어졌다. 억울함이 문틈새로 기어 나와 발목을 감았다. 꼼짝 할 수 없었다. 어깨가 위치를 찾지 못하고 흔들렸다.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할 말도 없다. 이유를 묻지도 못한다. 왜 그런지 알기 때문이다. 엄마는 지금 혼자 내버려 두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반복했다. 다시 문을 여는 것은 끔찍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매정하게 계단을 내려갈 수도 없다. 문을 여는 것보다 더 잔인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엄마는 지금 혼자 있는 게 났다. 함께 있는 것은 내가 견딜 수 없다.
나는 꼼짝 하지 못하고 깊은 죄의 수렁에 잠겨 든다. 그녀는 내게 화를 내고 욕설을 퍼부어야 했었다. 비난만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적어도 허우적거리는 양 팔의 거리만큼은... 엄마는 혼자 있어야 된다. 그러나 나는 혼자 있으면 안 된다. 누군가 필요하다. 죄의식은, 아무도 모르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시작된다. 끔찍하게.
여자는 1940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지금, 그녀는 혼자 울고 있다. 나는 현관문 앞에 서있다. 끔찍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