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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별 Aug 11. 2022

카타르시스

나의 첫 스탠드 업 코미디 대본, 유머로 공격성 표출하기 짜릿하네

***아래 소개하는 조크는 2019년 첫 오픈 마이크 무대를 준비하면서 쓴 대본입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모든 인간을 사랑하신다면서 왜 자기 아들의 어머니로는 굳이 처녀를 고집하셨던 걸까요? 아무리 하나님이라지만 아무래도 한 번 사용됐던 여자는 좀 찝찝하셨던 걸까요? 물론 2천 년 전이니까 하나님 아버지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보수적이셨을 수도 있겠죠. (…) 질투의 하나님이시니까요. (…)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이 이유밖엔 떠오르질 않아요. 하나님 아버지께서 자신이 없으셨나 하는… 


근데 한 가지 이유가 더 떠오르긴 했어요. 그 당시엔 유전자 검사가 없었다는 거요. 유전자 검사야말로 모든 막장 드라마의 시작이잖아요. 그래서 인간 세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하나님 아버지께서 결단을 내리신 거죠. 여자들의 몸을 단속하기로. 


아무튼, 지금보다 인간이 신과 더 가까웠던 시대에 그리스・로마인들이 만든 조각상을 보면 신들의 거기가 굉장히 작게 표현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 그럼 아마도 그때 이 조각상을 본 흑인 남자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나 봅니다. “댐, 저게 내 아빠라니! 그럴 리 없어!!” 이게 바로 지금까지 흑인들이 고통받는 이유죠. 신을 부정한 죄로. 흑인 여자들이 덩달아 고통받는 이유는, 신을 능가하는 피조물을 창조했기 때문이겠죠. 


분노의 하나님, 형벌을 내리십니다. “너희 흑인들은 말할 수 없는 죄로, 대대손손 나를 쏙 빼닮은 나의 백인 아들들을 주인으로 섬기며 평생토록 봉사하다,  대개는 억울하게 끝마치는 삶을 살리라.” 우리가 신의 뜻을 전부 이해할 순 없지만, 신의 관점에서 봤을 때 큰 고추를 가진 남자에게 저 정도 핸디캡은 주는 게 공정한 거라 보신 걸까요? 공정의 하나님이시니까요. 


아, 우리 아시아 남자들은 여기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성경에 안 나오니까요. 하나님 아버지의 자식이 아니거나, 아니면… 믿음이 부족했던 죄로 저주받은 걸 수도 있겠네요. 믿음의 힘으로 언젠가는 시련을 극복할 수 있기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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