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면] 메인 재료를 풀어내는 풍성한 한 끼

다섯 번째 이야기

by Toriteller 토리텔러

메인 요리를 풍성하게 만드는 조연들

이전 글에서 우리가 먹어볼 음식(기사)을 골랐다. 종류(경제)를 고르고, 식당(매체)을 고르고, 프로모션 메뉴(1면 기사)중 하나를 골랐다. 주문을 받아가는 종업원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의 키오스크 마저 묻는 과정이 하나 더 있다. ‘추가로 필요한 거 없으신가요?’ 이때, 단품만 먹을 생각이 아니면 보통 '정식/코스/세트'로 주문한다. 1면이 메인요리라면 3면은 전채, 식전주, 사이드 디시, 디저트 등 메인요리를 돋보이게 하고 식사를 풍성하게 하는 모든 음식이다.


한상 차림은 보통 3~5면

앞으로도 '3면'이라 부르겠지만 실제로는 3면뿐 아니라 4~5면이 될 수도 있고, 가끔은 더 뒷면이 되기도 한다. 1면을 풍성하게 만드는 묶음 기사면을 대표해 '3면'이라 표현한 것이다. 무슨 얘긴지는 음식 비유 대신 신문의 면구성을 직접 설명하는 편이 낫겠다. 비록, 우리는 온라인으로 지면기사를 읽는 것이지만 종이신문을 머릿속에 상상하면서 글을 읽으면 좋겠다.


[전체 신문의 구성] 본지(本紙) 32면 + 섹션= 대부분 60면 이내

보통 32면의 본지(본편)와 별지(섹션 = 별책부록)로 구성이 된다. 하루에 발행되는 신문지면은 두꺼워도 최대 60면이다.(더 많이 나올 수도 있지만 최근엔 본 적 없다) 이 만큼의 분량도 신문업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조중동 수준이고, 경제신문은 32면 정도의 본지에 4~8면짜리 섹션이 1~2개 추가되어 많아야 하루에 50면 안쪽이 된다. '섹션'이라 부르는 별지는 하나의 주제로 묶은 별책부록 같은 면으로 부동산, 금융, 기업 등의 주제로 구성된다. 경제초보는 섹션을 잠시 모른척하고, 본지 30면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다.


[본지의 구성] 32면

1면은 앞 글에서 설명한 메인기사, 3~5면은 메인 기사를 각각 풀어주는 보충설명, 이 뒤로 정치, 사회, 국제면이 이어진다. 국제면까지가 핵심적인 10면 구성이 끝나는 첫 번째 마디다. 두 번째 마디는 산업 및 기업, 증권, 부동산 등으로 각각의 묶음면이 만들어져 11면부터 25면 정도까지로 구성된다. 이후로 문화, 스포츠, 사회면 등이 나오고 마지막 마디로 사설이나 칼럼 등의 오피니언 면이 배치된다.

쉬운 구분 방법은 국제면을 기준으로 앞쪽은 ‘메인 기사 시리즈', 뒤쪽은 세부적이며 전문적인 증권(주식), 산업(기업), 부동산 기사들과 오피니언면이다.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면 정상이다. 경제초보이자 신문이란 상품을 제대로 본 적 없는 분들이 알아들었다면 오히려 당황스럽다. 지금은 이런 게 있구나 하고 쿨하게 넘어가면 된다.


다시 식당 비유로 풀어보면 국제면(보통 10면) 앞쪽은 프로모션 메뉴(1면)부터 시작해 코스 또는 세트요리 메뉴판이고, 국제면 뒤쪽은 고기류, 해산물류, 면류 등으로 세분화된 단품 메뉴판이다. 그리고, 사설과 오피니언은 디저트 메뉴판으로 볼 수 있다.


초보라면 3면부터

메인 기사를 더 풀어주는 3면이 꼭 필요한 이유가 있다. 1면은 가장 중요한 면이기 때문에 4~5개의 기사가 좁은 공간을 나눠 써야 한다. 공간 때문에라도 1면에 나오는 기사들은 요약일 수밖에 없다.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 대부분이 알고 있는 우화 '토끼와 거북이'를 예로 들어봐야겠다.


만약 당신이 이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사건을 전달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요약할까? 나라면 ‘거북이 토끼에게 예상밖 승리’라고 제목을 달고, ‘모두의 예상을 깨고 거북이가 토끼와의 경주에서 승리했다’라고 첫 문장을 시작할 것 같다. 주요 전달 내용으로는 '예상대로 출발과 동시에 토끼가 큰 격차로 앞서나갔고, 방심한 토끼가 중간에 잠을 잤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거북이가 꾸준히 달려 결국 승리했다'가 될 것 같다. 이렇게 사건을 주요 사실 위주로 요약한 기사가 1면 기사다.


그럼 3면에는 어떤 내용이 나올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왜 발생했는지’를 알려주는 내용을 더해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해 준다. 예를 들면, '시간대별 경주 상황(사건의 진행상황)', '경기를 바라본 주위 동물들의 반응(전문가의 관전평과 목격자의 증언)', '토끼가 왜 잠에 들었는지에 대한 분석(사건이 발생한 주요 원인 분석)', '과거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결과(과거사례)', '앞으로의 영향(향후 파장)' 등이다.


이런 구성이라 1면 기사들은 대부분 자세하게 풀어주는 3면과 하나씩 짝을 이룬다. 1면의 A기사는 3면, B기사는 4면, C기사는 5면 이런 식이다. 그래서, 메인요리(1면 기사) + 메인요리를 풍성하게 만드는 모든 요리(3면 기사)라고 말한 것이다. 3면의 묶음 기사들을 보고 더 관심이 가는 1면 기사를 선택하는 방법이 초보에겐 어려운 경제기사를 고르는 팁이다.

얼굴만 보고 모를 때, 전체적인 몸을 보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3면(세 번째 면)이 100% 정답은 아니다.

여태 3면이 중요하다고 얘기해 놓고 갑자기 100% 정답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헷갈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리적인 3면(말 그대로 세 번째 면)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매체의 판단에 따라 경제보다 정치적인 기사-경제초보라면 일단 빼라고 했던-를 3면에 배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 매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기사를 찾는 가장 쉬우면서도 실패확률을 줄이는 팁으로 3면을 얘기한 것이니, 우선은 3면! 아닌 것 같으면 4면, 5면, 6면으로 넘어가면 된다.


1면과 3면을 같이 먹어야 풍성한 한 상이 완성된다.

1면에선 정제된 요약문단을. 3면에선 요약문단이 만들어진 근거와 배경을 얻으면 된다. 경제초보는 이렇게 하루에 한 개의 경제 주요 기사를 맛있게(!) 뇌에 집어넣는 것이 좋다. 다행히 일요일엔 신문도 쉬기 때문에 하루는 쉴 수 있다. 그래도 1주일이면 6건, 한 달 24건, 1년이면 약 300건이 된다. 1년 동안 300건의 경제이슈를 소화한다면 당신의 몸은 이미 충분히 초보를 벗어날 수준이 되어 있을 것이다.



맘먹고 '지면기사'를 읽어 보려고 해도, 막상 직접적이고 모르는 단어들이 있는 기사들을 보면 감이 오지 않아 갑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초보라면 더 그럴 거예요. 괜찮아요. 누구에게나 초보시절은 있기 마련이죠.


혼자 하기 버거운 분들을 위해 '경제기사읽기'란 브런치 매거진을 몇 개월 전부터 주 5일(워킹데이 기준) 발행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하루에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3면]이 달려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내용도 길지 않습니다. 출근하는 전철에서 작성하는 것이 목표라 더 길고 깊게 쓰지 못합니다. 스스로 꾸준히 경제이슈를 체크하는 목적과 경제초보와 나누는 목적으로 쓰고 있거든요. 대신, 짧은 시간 둔한 손가락으로 작성하다 보니 오타와 비문이 자주 등장합니다. 어쩌겠어요. 그냥 참고 봐야지. 그리고, 시간이 없다 보니 용어 설명은 못합니다. 그냥 어려운 단어 그대로 요약을 하다 보니 이 부분은 좀 힘들 수 있습니다.


3면 읽기를 하면서 자주 나오는 단어가 답답하신 분들을 위해선 준비된 거 아시죠? '세상 친절한 경제상식' 책을 사보시면 많이 보탬이 될 겁니다. 고맙게도 책을 사주시는 분들이 꾸준히 계십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지속적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으니 계속 사주세요. 추석 때 읽기 딱 좋아요.

다른 분들의 리뷰를 참고하셔도 좋겠네요.


2면 이야기가 빠졌군요. 1면 이야기하다 갑자기 3면으로 넘어가는 이유가 뭘까요? 신문을 좀 아시는 분들은 페이지가 갑자기 뛸 때 전면광고(전체가 광고로 되어 있는 면)때문일 거라 생각하시겠죠. 중간은 맞아요. 하지만, 2면에 전면광고가 들어가는 적은 (제가 알기론) 없어요. 2면은 보통 각 매체사가 미는 서비스나 내용을 프로모션 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합니다. 가끔은 1면에 싣지는 못하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기사들로 채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2면은 건너뛰어도 크게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keyword
이전 04화[1면] 그날의 프로모션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