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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선택] 식당 고르기

세 번째 글 (총 열번 정도를 생각중이지만...)

by Toriteller 토리텔러

점심메뉴를 고르는 프로세스

업무를 빼면 직장생활의 가장 잦은 고민은 점심메뉴 고르기다. 빈번하게 마주치는 문제니 나름 해결 프로세스도 있다. 구체적인 메뉴가 잘 안 떠 오르면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으로 먼저 갈래를 나눠 선택지를 좁힌다. 마찬가지. 경제를 공부하기로 했고 지면기사를 볼 생각이라면 갈래를 나눠 선택지를 좁히는 것이 좋다.


신문은 크게 종합지, 경제지, 스포츠연예지, 전문지로 나눈다. 종합지는 말 그대로 경제 포함 정치와 사회, 문화, 스포츠, 연예, 라이프 등 모든 내용을 다룬다. 백화점 푸드코트와 비슷하다. 종합지에선 뭐라도 먹을만한(읽을만한) 메뉴(기사)를 찾을 수 있다. 경제지도 정치, 사회를 포함 다양한 이슈를 다루지만 압도적으로 경제 비중이 높다. 한정식이나 코스요리 전문 식당과 비슷하다. 스포츠, 연예지와 전문지는 한 두 가지 메뉴로 승부하는 식당이라 볼 수 있다. 관심도 없을 신문의 갈래를 이야기한 것은 온라인에서도 이 분류가 여전히 사용되고, 이 분류를 이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1차 선택은 당연히 경제신문!


경제지로 분류된 매체 찾기

먹을 음식의 갈래를 경제로 정했으니 이제 어느 식당(매체)들이 있는지 알아야겠다. 식당 고르기는 N사의 서비스를 활용한다. 네이버라 말해도 상관없지만 카카오 브런치에 쓰는 글이니 카카오에 대한 예의를 보이기로 했다. 사실 카카오 서비스로 설명하고 싶어도 여러 매체의 '지면 기사'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곳은 N사뿐이라 대안이 없어 마음만 아프다.


구독할 매체는 경제지 중에서도 ‘종이신문을 발간’하는 곳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바로 앞 글에서 경제 초보가 경제를 배우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종이신문이고, 종이신문을 구독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찾아낸 Plan B가 종이신문에 실린 기사들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지면기사'기 때문이다. 종이신문 대신 종이신문의 장점을 맛볼 수 있는 '지면기사'가 필요하니 온라인으로만 기사를 내는 매체들은 미안하지만 제외한다.


'경제지' + '지면'이란 두 번의 필터를 거치면 남는 곳은 총 9개다. ㄱㄴㄷ순으로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이데일리, 조세일보,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헤럴드 경제. 여전히 종이신문을 발행하는 경제지가 이렇게 많다는 것도 몰랐을 테니 9개는 너무 많을 수 있겠다. 한번 더 오래된 식당(매체) 순으로 추려본다. 오랜 세월 장사를 해 온 노포라면 분명 맛이 좋을 것이란 믿음이다. 창간일 기준으로 서울경제(1960), 한국경제(1964), 매일경제(1966) 3개 매체가 남는다. 어른들이 말하는 3대 경제지이기도 하고 보통 줄여서 서경, 한경, 매경이라 부른다.

지면구독하기

가야 할 식당도 정했으니 이제 방문(구독)하면 된다. 각 매체의 app으로 각각 구독할 수도 있겠지만, 한 번에 여러 매체를 구독하려면 N사의 힘을 빌리는 게 가장 낫다. (아래 이미지 및 방법은 N사 App 기준이다)


1. N사 홈 2. 뉴스홈(구독설정 전) 3. 매체 선택 화면
4. 뉴스홈(구독설정 후) 5. 매체홈 6. 신문보기(=지면보기)

종이신문을 구독한다면 한 매체로 충분하겠지만, 경제초보는 온라인으로 3개 매체 정도 구독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여러 개의 매체를 비교하면 어느 이슈가 중요한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 초보는 '무엇이 중헌디?'를 모르는 사람이다. 3개 매체를 구독면 학습지 3권에 공통으로 나온 문제를 찾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3곳에 다 나온 문제(뉴스)라면 별표 3개짜리 필수템이다.


지면기사와 온라인기사의 차이

지면기사를 보려면 위의 설명 이미지에 나온 것처럼 '뉴스홈> 매체홈> 신문보기' 세 번의 번거로운 단계를 거쳐야 한다. 구독한 매체홈(Step 5)에 주요기사들이 나오지만 경제 초보들이 볼 기사는 신문보기(Step 6)에 나오는 지면기사다. 주요기사와 지면기사는 마나 다르길래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할까?


직접 양쪽의 뉴스를 비교해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구독한 매체 홈페이지(Step 5) 화면의 '주요뉴스' 기사와 메뉴바를 이동해 '신문보기(Step 6)'에 나온 기사 제목을 한 번씩 훑어본다. 같은 매체(식당)에서 발행했지만 매체 홈(Step5)에는 더 자극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과 사진들이 많은데 비해 '신문보기'(=지면기사/ Step 6)의 기사들은 꾸밈없이 직설적이다. 매체홈에 내놓은 음식(뉴스)이 예쁘고 달콤해 보이는 디저트류라면, 신문보기에 내놓은 음식(뉴스)은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밥과 국 같다.


차이가 만들어진 이유는 유료와 무료 때문

왜 이렇게 다른 상차림을 하게 되었는지 제대로 설명하려면 2002 월드컵 시절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 것 같으니 빠르게 포기. 수많은 이유 중 한 가지는 '유료'와 '무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종이신문은 기본적으로 유료다. 돈을 이미 낸 사람들에겐 음식을 제대로 내놓으면 된다. 이미 기대하는 맛이 있고, 이미 돈을 지불했으니 기대에 부응하는 맛을 잘 내는 것이 우선이다. 화려한 데코레이션보다 퀄리티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온라인 기사는 기본적으로 무료다. 돈을 내지 않았으니 '선택하기 전'이라 볼 수도 있다. 고객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음식(뉴스)을 만든 식당들은 헛 힘만 쓴 꼴이 된다. 이용자들이 뉴스를 읽으려면 '클릭'을 해야 하고, 식당은 '클릭'을 많이 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잘 만들어 봤자 클릭하지 않으면 음쓰가 돼버리니 음식 퀄리티에 집중하는 것보다 선택받는 것이 먼저다.


결국, 내가 어떤 음식(뉴스)을 먹을지 아는 사람을 위한 메뉴가 '신문보기'의 뉴스고, 내가 어떤 음식(뉴스)을 먹을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메뉴가 '주요뉴스'가 된다. 이외에도 수많은 논쟁적인 이유가 있지만 경제초보가 지금 알아야 할 것은 '신문보기'와 '주요뉴스'에 나오는 뉴스가 다르고, '신문보기'의 뉴스가 경제초보를 위한 음식이란 점 하나다.


다음 글은 음식(기사) 고르기다. 맛없어(어려워) 보이는 뉴스를 어떻게 해야 조금이나마 쉽게 고를 수 있는지 이야기할 생각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효과를 보려면 경제지(지면기사) 구독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실천하지 않으면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위의 이미지는 서울시인재개발원에서 사용한 강의 자료 중 일부입니다. 요청받은 내용은 '사회 초년생들의 자산관리와 금융상식'이었습니다. 강의 대상이 서울시 및 산하 자치단체의 신규임용 공무원이라 대부분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분들이었거든요. 강의 이후에도 실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일명 '(경제신문) 3면 보기' 아이템을 넣었습니다. 예상보다 강의를 들은 분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강의를 들었던 공무원 분들은 "(기사에) 차이가 있어?"라며 놀라워했고, 반응을 전해 들은 미디어 업계 선배들은 "그런 것도 몰랐어?"라며 놀라워했습니다. 만드는 사람과 읽는 사람이 서로 놀라는 상황. 현재 언론이 마주한 현실입니다. 저의 이번 매거진 '맛있는 경제기사 골라 먹는 법'은 이 경험의 연장선에서 기획되었습니다. 핵심은 3면입니다. 아마, 다다음주쯤 나올 것 같네요.


최소한의 금액을 응원해 달라 말씀드렸더니 '0'원의 응원을 받았습니다. 마음에 생채기가 나긴 했지만 원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습니다. 제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의 결과에 몰입하는 건 스스로 땅에 묻히는 것과 같잖아요. 게다가 좋아요를 눌러주신 분들도 응원이라 보면 실질적, 이론적으로 최소한의 금액(0원)이라고 합리화 패치 완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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