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가 경제를 공부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경제신문을 꾸준히 읽는 것이다. 나만의 주장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으로 검증됐다. 경제신문을 읽으면 좋은 점은 그날의 주요 경제 이슈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이 세상엔 별 일이 많아 보고 싶은 것만 봐도 시간이 모자라다. 초보일수록 넘쳐나는 콘텐츠 중에 뭐가 중요한지 아는 것만큼 힘든 게 없다. 유튜브와 포털에는 실시간으로 새로운 기사와 콘텐츠들이 등장한다. 최신 알고리즘은 ‘너 이거 좋아하더라!’라며 유혹한다. 중요해서 나온 건지 내가 좋아할 것 같아 나온 건지 헷갈린다. 경제신문을 보면 내 선호도나 상황과 상관없이 ‘이것 만큼은 알아할 것’을 알려준다. 대신, 초보일수록 나와 연관고리를 찾기 힘들 테니 재미는 없다.
두 번째 좋은 점, 꾸준하게 읽게 되면 이어지는 이슈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슈라 부르는 것들은 하루 만에 사라지지 않는다. 화산폭발이란 사건을 생각해 보자. 폭발하기 전엔 보통 산에서 연기도 나고, 지진도 발생하면서 전조 증상이 나온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빵’ 터진다. 터졌다고 끝나지 않는다. 얼마나 피해(영향)가 발생했는지, 다른 후유증은 없는지 등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속적으로 화산폭발 내용이 업데이트된다. 화산폭발 이전부터 이후까지 하나의 이슈가 흐름으로 이어진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은 화산폭발 보다 수백 배 넓은 지역과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기준금리 변동 전조와 실제 벌어진 내용과 이후의 방향, 그리고 그에 따른 각종 영향들이 계속해서 뉴스에 보도된다. 이런 이슈의 흐름을 아는 것이 ‘기준금리의 정의'를 아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연결되어 있는 기계장치처럼 하나의 경제적 사건은 다른 이벤트의 트리거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제초보에게 주어지는 Hidden Advatage
경제초보에겐 추가 이득도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숨겨진 이득.
경제신문의 난도는 초보에게 적당하다. 경제를 잘 아는 사람들에겐 전문성 떨어지고 깊이가 없고 뒷북치는 소식이라 외면받을지라도, 초보에겐 너무 쉽지도 그렇다고 너무 어렵지도 않아 도전할만하다. 진짜 초보에겐 뭔들 어렵지 않을까마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경제 콘텐츠들 중엔 가장 나은 편이다. 그리고, 이 난도는 편집국이란 집단이 만들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내 호흡에 맞게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다.요즘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나 OTT를 1.5배속에서 2배속으로 본다. 성급해서? 그보다는 호흡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옛날 지상파 방송만 있을 때는 방송 호흡에 나를 맞춰야 했다. 시간이 지나가면 다시 볼 수 없었고 아무리 답답하게 흘러도 장면이 지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영상을 빠르게 보는 것은 내 호흡에 맞춰 영상을 소비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텍스트로 만들어진 신문이나 책은 내 호흡에 맞춰 읽을 수 있는 장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모르겠으면 반복해서 천천히, 알면 건너뛰며 읽어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계가 명확하다. 아무리 중요한 일도 책만큼 두꺼운 분량으로 보도하지 않고, 아무리 급해도 하루에 한 번만 나온다. 게다가 1주일에 하루는 쉬니 - 신문은 월~토만 발행된다- 일요일엔 경제공부도 쉴 수 있다. 더 깊이, 더 많이, 더 빨리 알기 원하는 사람에겐 이런 신문의 한계가 걸림돌이지만, 더 쉽게, 더 간략하게, 쫓기지 않게 공부하려는 초보에겐 신문의 한계가 안전한 울타리 역할을 한다.
"그래서, 종이신문 구독하라고?"
고개를 위아래로 신나게 흔들며 '응. 구독해’라고 말하고 싶다. 나를 어이없게 쳐다보겠지. 특히 젊은 사람들은 종이신문을 정독하기 어려운 생태환경에 있다는 것도 안다. 넷플릭스보다 비싼 월 구독료는 어찌 마련한다 쳐도 신문을 어디서 읽을까? 요즘 지하철에서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 본 적 없다. 사회초년생들이라면 아마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할 텐데 경제공부에 활용할 자투리 시간은 지하철이 최고. 멀미에 강하다면 버스도 가능하다. 그래서, 종이신문을 들고 대중교통에 올라탄 후, 모두가 스마트폰을 보는데 홀로 신문을 펼치라고? MBTI의 I성향은 당연히 불가능하고 극도의 E성향도 쉽지 않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이겨내고, 신문을 지닌 채 대중교통에 탔다 쳐도 신문을 읽기 위한 물리적 환경 역시 문제가 된다. 사람 가득한 지하철에서 한 면의 크기가 A4용지 4장을 이어 붙인 크기의 신문을 펼치는 것도 힘들지만 다음 페이지로 넘기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다음장을 넘기려고 손과 팔을 꿈틀거리다 혹시라도 옆 사람 몸에 닿기라도 하면… 어휴.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럼 집에서 읽을까? 그나마 신문을 읽기에 가장 현실적 환경이다. 하지만, 집에서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의 유혹을 이겨내고 재미없는 신문을 읽는다?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것이 더 쉬울지도. 곁다리 지식으로 최근 신문구독을 거절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분리수거 때문이다. 음쓰를 버리기도 벅찬데 매주 쌓이는 신문의 양은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 여전히 종이신문이 좋으니 읽어야 한다고, 이 모든 난관은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을 하긴 어렵다.
Plan B가 필요하다.
Plan B = 지면기사
신문에 실린 기사를 지면기사라 부른다. 굳이 구분하는 것을 보니 신문에 실리지 않는 기사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신문에 실리지 않고 디지털로 내보내는 기사들을 신문사에서는 '온라인 기사'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미디어가 발행하는 기사로 보이겠지만 둘의 성격은 조금 다르다. 태생이 다르고 발전방향이 다르고, 아직까지 미디어 내부에서 기사를 다루는 스킬이 다르다. 요즘은 지면기사보다 훌륭한 온라인 기사들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신문사는 지면기사를 만드는데 특화된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그 축적된 스킬 때문에 경제초보들이 종이신문을 보면 좋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면기사의 특장점 설명이 앞으로 이어질 글들의 주요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니 신문 구독이 어렵다면 대안으로 지면기사를 활용해야 한다.
유명 맛집의 시그니처 메뉴를 맛보는 방법
유명한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직접 식당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래야 음식뿐만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과 음식이 만들어지는 공간과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까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넉넉한 시간과 비용을 가지고 있지 못해 일부 사람만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직접 갈 수 없다면 맛집의 정수인 '시그니처 메뉴'만이라도 먹는 방법. 그것이 Plan B다.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시그니처 메뉴로 만든 레토르트 제품. 100% 똑같지는 않지만 꽤 비슷하다.
현실적으로 신문구독이 어렵다는 것 인정한다. 기술의 발전 덕분에 종이신문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레토르트 제품(=지면기사)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레토르트 제품을 구매하듯, 지면기사를 구독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방법은 다음글에서...
'응원하기'는 글 쓴 사람 입장에서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더 여러 번 글을 다듬으면서 딱딱한 책처럼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이라면 굳이 온라인에 글을 쓸 필요는 없겠죠. 그래서 본문 아래를 좀 더 편하게 글 쓰는 공간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책이라면 담기 어려운 내용들이죠.
돈을 좋아하지만 '응원하기'로 받는 것은 익숙하지 않네요. 특히, 만원 단위의 돈은 차라리 책을 사는 게 낫지 않나라는 개인적인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응원해 주실 분은 부담 갖지 말고 '1천 원'으로 해주세요. 개인적으로는 500원이 있으면 좋겠는데 500원은 없어서... 제가 이렇게 쓴다고 다른 분들에게도 똑같이 1천 원 해달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그냥 제 글에 대한 의견입니다. 이렇게 말했다고 누가 10만 원 하면 안 받을까요? 그럴 리가요. 감사히 받아야죠. 하지만, 1천 원 응원하기가 제 마음도 편하고 하시는 분들도 부담 없으실 듯합니다. 모바일에서는 3천 원이 최저네요. 왜 그럴까요? PC에서는 1,000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왜 두 개를 따로 만들었는지 카카오의 생각이 있겠지만, 요약하면 최저금액을 응원해 주세요. 그래야 저도 마음이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