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종종 용돈을 준다
하기로 한 일을 잘하거나,
새로운 일을 도전하거나-
혹은 엄마를 돕거나 하면 용돈을 준다.
그리고 어른들이 가끔 오셔서 주는
용돈을 아들이 직접 사용 하도록 한다.
그래서 아들 지갑은 항상 두둑하다
(읭?!)
아무튼 아빠의 생일이 다가오자,
아들은 아빠에게 뭐가 필요한지 묻는다.
사실 나는 필요한게 별로 없다.
매일 세탁소에서 일하니
입을 것도, 즐길 것도, 신을 것도
정해져 있기도 하고-
또 필요한게 있으면 바로바로 사는
나니까..
아무튼 아들이 아빠 생일 선물을 고르라길랭..
아들과 같이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그래, 레고를 사면 아들과 같이 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 레고를 고르기로 한다
평소에 레고를 무척 좋아하는 아들이기에
아빠의 선물 선택이 아주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그래서 한달전부터 아들이랑 마트에 갈때마다
아들은 아빠의 선물을 고르러 가자며
레고 코너에 항상 머물렀다.
그리고, 아빠가 고른 레고는
내가 생각하는 레고의 시그니쳐 격인
해적선
아빠가 대충 고를 줄 알았던 아들은
레고의 크기와 가격을 보고
흠칫 한다
(인생은 실전이다 아들아)
몇번이나 아들에게
"재이야, 이거 107불인데 괜찮겠어?"
라고 물으니 아들은
"아빠, 텍스 포함하면 120불이야"
라며 사뭇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빠가 그럼 다른거 고를까?"
"아니, 아빠가 젤 멋있다고 생각하는거 사줄꺼야"
끝내 가오는 지키는 아들의 모습에
귀여움이 뚝뚝 묻어난다.
아무튼 아빠의 생일 4일전,
아들은 엄마와 함께 마트에 가서
아빠의 생일 선물을 사왔다.
용돈 지갑에 한 400불이 있었는데,
아빠 선물을 120불을 샀으니
꽤 큰 지출이였을 것이다.
이전까지 가장 큰 지출은..
할아버지가 미국에 오셨을때
할아버지 생신 선물겸 사드린
PXG 아이언 7번 이였는데
(우리 아빠나, 나나 대충은 없다)
그리고 최근 쓴 돈은
외할머니랑 이모 할머니 여행 가실 때
맛있는거 사드시라고 드린 2불 이였는데..
(2불 드리면서 맛있는거 많이 사먹으시라고
돈 잘챙기시라고 하던 귀여운 아들)
아들은 아빠의 선물을 사온게
너무 너무 신이 났나 보다.
아빠 생일날까지 기다리기가 힘들어
4일전부터 매일 매일
"아빠, 지금 뜯을래?"
"아빠, 내가 산 선물 보여줄까?"
계속해서 묻고 또 묻는다.
아무튼 그렇게 생일이 왔고
아들은 본인보다 쬐금 작은
레고를 아빠품에 안겼다.
아빠에게 생일 선물을 주며
본인의 용돈으로 산게 너무 너무 뿌듯한지
아빠에게 몇번이나
마음에 드냐고 묻는다.
사실 레고 자체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읭?!)
아들의 그 마음이 너무 이쁘고,
귀엽다.
이제 곧 아내의 생일이라-
엄마 생일엔 얼마까지 쓸 수 있냐고 묻자,
자신있게 텍스포함 130불을 부른다.
그리고 또 얼마 안있으면 동생 생일인데
얼마짜리 선물을 사줄꺼냐 묻자
동생은 작으니까 텍스포함 10불 짜리
정도 장난감을 사줄꺼라고 한다.
그렇게 말하고선 돈이 술술 나가는게 아쉬운지
지갑이 텅텅 비어간다며 아쉬워 한다.
그래도 아빠,엄마, 동생 선물 사줄꺼라고
돈을 아껴써야 겠다고 말하던
아들 녀석이 참 귀엽다.
어서 아들 녀석과 함께 레고를 뜯어서
함께 조립하고,
또 전시해둬야지.
재이야, 고마워.
아빠 저 레고 진짜 가지고 싶었는데
아빠 돈으로 사기는 싫었거든
허허허허허허허
레고도 레고지만,
역시 아빠에게 최고의 선물은 바로
엄마, 재이, 재아야
사랑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