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예요.
오래 묵힌 꿈이 있었어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평생을 약속하고픈 사람이 생긴다면. 그 사람의 손을 잡고 금오산 벚꽃길을 걷겠다는 꿈이요. 아주 어려서부터 가지고 있던 몹시 캐캐묵은 꿈이었어요. 다른 곳은 안 돼요. 꼭 금오산 벚꽃길이어야만 했어요. 오래전 그곳은 벚꽃길과 함께 웨딩드레스 샵이 줄지어 있던 곳이었거든요. 근처에 살던 때엔 벚꽃이 피면 매일을 걸었어요. 아침에도, 낮에도, 노을 질 때에도, 밤에도. 유난히 겁이 많은 저지만, 그 길을 걸을 때만큼은 혼자도 무섭지 않았어요. 모두가 잠든 밤에도 밝게 불이 켜진 드레스 샵에 반짝이는 드레스와 나란히 줄지어 빛을 내는 벚꽃이 만나, 아주 밝고 반짝였거든요. 그런데 꿈을 묵힌 그 오랜도록 누군갈 만나는 중이었어도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단 한 번도 함께한 적이 없었어요. 아주 언젠가 함께 가자고 이야기를 한 적은 있었죠. 참 이상하죠.
긴 꿈이 이뤄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