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이 모르겠다. 원래 나대로.
안녕, 날자들!
우리, 오늘 아침은 슈베르트의 '6개의 악흥의 순간, 작품번호 94'로 열었어. 클래식을 들으며 '나의 꿈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지. 꿈과 장래희망의 차이도 알았어. 그리고 장래희망을 통해 어떤 삶을 꿈꾸는지 생각해 보고 <꿈 이름표>를 만들어 책상 위에 세워 두었어. 친구들이, 선생님이, 그리고 자기 자신이 매일 볼 때마다 응원할 거야. 그림책 <진정한 일곱 살>을 읽었어. 그리고 우리의 여덟 살, 아홉 살, 열 살... 열두 살을 되돌아보았지. 누군가는 처음으로 태권도를 배웠고, 누군가는 처음 동생을 학교에 데려다주었다고 했어.
그럼 진정한 열세 살은
무엇을 할 줄 알아야 할까?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포스트잇에 적었어.
나의 목표, 우리의 목표지. 간이 MBTI 검사로 지금 나의 성향을 알아보았어.
나를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 이 성향이 언젠가 또 어떻게 변할지 몰라도 지금의 난 이런 성향의 열세 살인 거야. 같은 성향의 친구들과는 편안한 사귐을, 다른 성향의 친구들과는 새롭고 흥미로운 일들을 도모할 수 있지. 간이 다중지능검사도 해보았어. 그렇지?
나는 어떤 지능이 높고 어떤 지능이 낮은지 수치로 확인해 본거야. 높은 쪽은 강점, 낮은 쪽은 약점. 우리는 강점을 이용해 약점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 우리 날자들, 시간이 된다면 오늘 다 보지 못한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을 보며 그 전략을 실천해 보길 바라. 나의 일대기 자료를 만들려는데 준비 상태가 안 좋았어. 자료를 챙겨 온 사람이 스물 여섯 명 중 다섯 뿐이라니. 차선책으러 다음 주 월요일 1교시와 활동을 맞바꿨어. 인생은 역시 예측할 수 없어. 그렇게 우리는 날자교실 첫 써클 활동을 했어. 목소리 큰 몇 명이 대표하는 교실이 아니라 모두가 자기 몫을 말하는 첫걸음이었지.
오늘의 서클 주제는 <나의 선을 말해줄게>였어.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각자 경계를 가지고 있지. 그 경계는 존중되어야 하고 말이야. 이 선은 넘지 말아 줘라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알려 주는 시간이었어. 교실,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자꾸 보면서 우리 서로의 경계를 단단히 지켜주자. 이틀 만에 꽤 친해지고 제법 활기찬 모습으로 첫 점심시간을 보냈어. 도블, 로보 77 게임도 하고 책도 읽고, 선생님과 친구들 관찰도 하고... 누군가는 사귐이 빠르고 누군가는 천천히 스며들듯 친해질 거야. 모두 괜찮아. 각자 나의 속도로 자라면 되는 거니까. 마지막 6교시엔 도덕수업답게 서로 배려하고 협의하며 피구 팀을 나누고 피구를 했어. 피구를 하며 그때 그때 필요한 규칙도 함께 정했지. 우리 정말 도덕스럽게 피구 했다. 그렇지? 오늘, 우리는 첫 단체사진도 찍었어.
고작 이틀째인데 선생님은 왜 이리 뭉클할까? 주말 잘 보내고, 월요일에 또 만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