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회
비탈 끝에 선 나무
누가 당신을 그 곳에 세웠는지
누가 당신에게 지탱할 힘을 주었는지
거친 바람에 너덜해진 가슴을
누가 치료해 주었는지
나는 자못 궁금합니다
평지 위에 우뚝 선 나무
위풍당당 가지를 뻗어
수려한 자태 뽐내는 동안
비탈 끝에서 진땀나는 사투
비바람에 흙이 파헤쳐지고
비탈 아래로 몸이 기울수록
악착같이 악바리같이
오랜 시간
잔 근육으로 다져진
당신의 빛나는 몸
찬란히 아름다운 오늘.
<글. 사진: 숲길 정은> 매일 오후 10시 발행/ 70화 발행 후 첫 시집 출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