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평일이 지나면 여김 없이 설레지 않은 주말 아침이 찾아온다. 누군가에게 느지막이 시작되는 이 날의 아침은 내게 여유롭지만 여유롭지 않은 시작이다.
오전 9시 간단하게 아침을 끝마치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제일 먼저 여는 부지런한 카페를 찾아 나선다.
집 앞 카페엔 부지런한 카페 사장님이 오픈 준비를 마친 채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나의 설레지 않은 주말 아침은 시작된다.
그렇게 나의 설레지 않은 주말 아침은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한 토요일 아침은 구수한 빵 냄새와 따뜻한 카페 안 공기로 가득 차있다.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레몬 마들렌을 주문한다.
레몬의 신맛이 돈 뒤 달콤함으로 퍼지는 입안을 차가운 아메리카노로 식히면 금세 머리는 생각할 준비를 마친다.
나에게 주말 아침의 카페는 이른 새벽 참선 기도를 나가는 스님들의 다짐과 같다.
아직은 잠에 취해 졸린 정신을 차가운 카페인으로 돌게 만든다. 기어코 설렌 주말 아침을 설레지 않게 만든다.
설레지 않다는 건 이제 익숙하다는 이야기겠지. 설렘이 사라지면 그 뒤에는 익숙함이 남는다. 모든 새로운 일에는 설렘이 있지만 설렘은 결코 영원하지 않는다.
다짐도 사랑도 일도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 찼던 순간은 결국 지루함과 익숙함으로 어느새 변해있다. 이제는 익숙해진 단골카페의 커피 맛을 느끼면서 ‘설렌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이제는 익숙하디 익숙한 아메리카노에도 처음이 있었다. 씁쓸하면서 이걸 왜 먹지 하는 맛, 나에게 아메리카노의 처음은 설렜지만 설레지 않았다.
지금 먹는 아메리카노 역시 설레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지치고 피곤할 때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생각한다. ‘역시 아메리카노가 최고다.
설렌다는 것, 설레지 않다는 것
그 의미를 생각하지 전에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즐거운가부터 생각해 보았다.
나는 설레지 않은 주말 아침의 빵 냄새가 좋다. 씁쓸한 아메리카노의 향이 정신을 깨우는 차가운 한 모금이 금요일부터 기다려진다.
이 정도면 설레지 않지만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익숙해진 다짐도 사랑도 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