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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필 Oct 09. 2024

매일 20분, 습관처럼 하는 글쓰기와의 커피 데이트

제거할 수 없는 적은 지배하세요

얼마 전부터 직장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점심시간을 틈타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사실 쉽진 않았다. 그놈의 습관 때문이다.


습관은 무섭다.

평소 루틴. 점심 식사를 마치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꺼낸다.

네이버를 훑고, 블로그도 한 번 들어갔다가 인스타그램을 연다.

그다음엔 넘기고 넘겨도 무제한 쏟아져 나오는 릴스에 빠져버린다.

어느새 20분이 흘러간다.

늘 이런 식이었다. 매일같이.


'릴스에도 볼 건 많잖아?'


맞다. 간혹 가다 유익한 영상도 있다. 동기부여와 깨달음을 주는.

하지만 정말 간혹 가다이다.

100중의 99는 별 도움 안 되는 쓸데없는 영상이다.


정말 습관을 그만큼 강력하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

점심을 먹고 나면 스마트폰 대신 블루투스 키보드를 꺼낸다.

브런치 앱을 열어 가볍게 글을 써 내려간다.

릴스에 빠지던 20분을 잠깐이지만 글쓰기와의 커피 데이트로 바꾼 것이다.


이건 단순히 습관을 바꾸는 게 아니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느낌이다.

매일 흘려보냈던 20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해 보자. 매일 20분씩 한 달이면 600분, 무려 10시간이다.

점심시간 20분만 바꾸어도 한 달 10시간이 변화한다.

나는 이 시간이 한 달뿐만 아니라 수년 후 인생마저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자에 앉으면 스마트폰부터 꺼내는 습관을 버리는 대신, 키보드를 꺼낸다면.

인스타그램을 여는 대신, 브런치 앱을 연다면.

당장의 20분과 이번 달 10시간이 어떻게 바뀔까?

궁금하다.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요즘 재밌게 본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있다.

'제거할 수 없는 적은 지배하라.'

습관도 마찬가지다.

그 무서운 놈을 내 편으로 만들면 든든한 아군이 된다.

글쓰기를 일상 속에서 내 연인처럼 받아들이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면,

이 습관은 나의 든든한 러닝메이트가 될 것이다.


글쓰기 습관. 널 지배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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