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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필 Oct 02. 2024

우리 이제 밤 10시에 만나, 단 둘이

글쓰기 근육 만드는 준비 운동

오후 12시 30분.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오후 업무 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40분.

평소 같으면 책상에 앉자마자 20분 간 스마트폰을 봤다. 시간 죽이기 적당한 릴스나 쇼츠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여전히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지만, 이번엔 릴스나 쇼츠가 아니다.

글쓰기와 데이트 중이다.


내가 이 데이트를 시작한 이유. 글쓰기 근육 키우기.

헬스장에 가듯, 글쓰기도 꾸준히 해야 근육이 붙는다.

루틴을 만들고,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반복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정답 없는 세상에 정답이라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이다.


자. 그럼 이제 글쓰기와의 데이트 시간을 정해보자.

혼자만의 시간, 조용하고 어둡고,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조건을 따져보니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이 딱이다.


결정했다. 밤 10시. 아내가 잠자리에 들면 거실 작은 조명 아래 홀로 남는 시간.

하루를 마무리하는 고요한 시간. 이보다 더 좋을 때가 있을까?


그런데, 잠깐.

밤 10시가 메인 데이트라면, 점심시간에 잠시 짬 내서 하는 글쓰기는 가벼운 커피 데이트가 아닌가.

잠깐의 짧은 데이트가 긴 만남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것처럼,

점심시간에 쓰는 이 몇 줄이 밤 10시에 쓰는 글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작은 스트레칭이 본운동을 준비하듯, 이 데이트는 나의 글쓰기를 부드럽게 풀어준다.


점심에 몇 줄이라도 써두면, 밤에 쓰는 글이 더 매끄럽게 이어진다.

그 몇 줄이 머리 쥐어 짜내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고,

그 시간이 아니면 못 만났을 영감을 반짝여 줄 수도 있다.


매일 잠깐이라도 가볍게 글쓰기와 데이트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건 준비운동이자, 글쓰기 근육을 키우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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