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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브바드 Apr 07. 2021

내 사과를 받아줘

사과, 금사과와 보약 그 어딘가

몇 년 전부터였던가, 한창 SNS에서 강아지상과 고양이상으로 각자의 얼굴을 분류하던 날들이 있었다. 요즘도 종종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이 강아지상에 가까운지 고양이상에 가까운지 이야기하곤 한다. 이후 과즙 메이크업이 유행하면서 동물상에 이은 '과일상'이 등장했다. '인간 복숭아'부터 '인간 레몬', '인간 체리' 심지어 '인간 두리안'까지. 우리는 다양한 과일들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타인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대체 사과는 언제부터 '예쁨'의 대명사가 된 걸까. 눈처럼 새하얀 피부의 백설공주가 자신의 피부와 대비되는 새빨간 사과를 한 입 베어먹었을 때부터? 아니면 원숭이 엉덩이가 빨갰던 시절부터? 


대부분이 알고있듯 사과에는 비타민C가 많고, 유기산도 함유되어 있어 피부를 촉촉하게 가꿔준다. 또 기미, 잡티의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색소의 형성을 억제해주기 때문에 사과를 많이, 꾸준히 먹다보면 언젠가 '사과' 하면 떠오르는 '백설공주'의 피부를 가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새하얀 눈 같은 피부를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과를 먹어치워야 할른지는 아직 어느 곳에서도 밝혀진 바가 없다.


이러한 사과의 효능은 피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알카리성 성분으로 이루어진 사과는 칼로리가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단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 식이섬유가 바로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다. 펙틴은 장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어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며, 대장암 예방 등에도 탁월하다. 또 유해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고 유익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증가시켜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동맥경화도 예방에도 좋다.


이렇게 좋은 효능들만 가득한 사과에서 뽑아낸 것이 바로 '사과 추출물'이다. 사과 추출물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해주고 생기를 준다. 또한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세포의 노화를 막아 피부 탄력에도 도움을 준다. 덧붙여 우리가 익히 알고있던 비타민C 외에도 비타민E를 생성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활성산소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보호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피부를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번외> 하루를 열어주던 엄마의 아침 사과

물론 지금도 과(果)친 인간이지만, 학생 시절 나는 누구보다 과일에 미친 인간이었다.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자주 입맛이 없었고, 그럴 때마다 과일로 끼니를 때웠다. (대신 엄청나게 많은 양을 먹었다. 코끼리가 초식 동물임에도 그 몸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를 직접 경험하고 깨달았다.) 과일 끼니 중 가장 자주 먹었던 건 바로 사과, 그것도 '아침 사과'였다.

대충 씻고 후다닥 아침 자습을 하러 달려가는 내 가방 속에는 늘 엄마가 곱게 깎아둔 사과 조각들이 자리했다. 엄마는 늘 '아침 사과는 보약/금사과'(이)라고 꼭 먹으라고 했는데, 아무렴 사과가 몸에 좋대도 한참 남은 본인의 출근 시간보다 내 등교시간에 맞춰 이름 아침을 할애하던 엄마의 마음이 내게는 그 무엇보다 더 좋은 보약이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가방 한 켠에 엄마의 사과를 넣고 달리지 않는 대신 괜히 돈에 쪼들려 과일에 얄팍하고, 귀찮은 설거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잘 씻은 사과를 한 손에 들고 우걱우걱 베어먹는 어른이 되었다. 그래도 엄마가 심어준 사과의 기억들 때문일까. 안 그래도 몸에 좋은 사과가 더 좋게만, 더 맛있게만 느껴진다. 매일 아침을 사과로 시작한지 한참이 됐는데도 도무지 질릴 틈이 없다. 왜인지 사과를 먹으면 엄마의 사랑을 온몸으로 꼭꼭 소화하는 것만 같다. 물론 식이섬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꼭 그때의 순간들이 몽글거려 내 몸과 마음에 기분 좋은 포만감을 선사한다. 사과는 내게 늘 그래왔다.










출처 및 참고자료


사과 효능, 다이어트 피부미용에도 '효과 톡톡' / 이수영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 2015.04.02

사과 효능, 피부 노화 예방에 변비 해소까지∙∙ 또? / 이해나 / 헬스조선 / 2014.01.27

[성분 연구소] 낯선 화장품 성분, 이건 뭐지? '사과 추출물' / 이지원 / 데일리팝 /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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