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퇴한 트레이너 Mar 19. 2022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게임 체인저스 시청후기

채식의 우월성

'운동선수의 관점에서 과연 채식을 하는 것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라는 주제를 가지고 접근한 다큐멘터리. 그러면서 일반인에게도 채식이 건강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보여준다.


일단 가장 좋은 점은 도덕적인 관점에서 육식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고, 영양학적 관점과 병태생리학적 관점, 그리고 운동생리학적 관점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채식주의자의 70% 정도가 도덕적인 이유에서 육식을 거부한다. 동물을 사육하고, 도축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의 비 윤리적이고 환경파괴적인 이유로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하는데 이는 당연히 고려할 사항이지만 본질적인 접근은 아니라고 본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음식을 먹고, 더 나아가 건강하고 질병 없는 삶을 위해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그 행위 자체로 인한 행복을 추구하기도 한다. 단순 도적적인 이유로 채식을 한다면 그 과정을 개선하면 된다. 하지만 건강과 효율이라는 측면에서도 육식이 필요 없다면 우리는 더 이상 육식을 할 이유가 없다.


물론 미식의 행복을 위해 육식을 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영양과 맛으로 채식이 확고한 우위를 점한다면 육식의 비율은 점점 적어질 것이다. 나부터도 채소와 고기를 골고루 먹어야 하고, 운동을 위해서는 육식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면 게임 체인저의 명성을 당당히 내걸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육식과 채식의 구체적인 영양소의 차이를 비교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백질의 성분 차이나 분자구조에 따른 흡수율 비교. 그리고 육식으로 섭취하는 영양소를 어떤 채소로 대체하여 섭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없이 단순히 채식으로 식단을 바꿨더니 경기력이 향상됐고, 혈액이 깨끗해지고, 발기력이 증가했다는 단편적인 사례만으로 끝낸 것이 이 영상이 대한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로마 검투사의 사례를 들면서도 채식으로 골밀도가 높았다고 하고는 거기서 그냥 끝낸다. 어떤 채소를 섭취하면 골밀도를 높여주고, 육식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서로 비교하는 영상이 나왔다면 좀 더 신뢰성이 있었을 것이다.


운동도 마찬가지. 구체적인 인과관계에 대한 이야기 없이 결과론적인 이야기만 한다. 큰 줄기만 그려주고 구체적인 건 니들이 직접 알아봐 하는 느낌. 그런 점이 채식을 하나하나 파헤친다기보다는 채식을 미화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쩌면 답을 내려주는 한국식 다큐에 익숙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 영상을 보고 '나도 채소를 많이 먹어야겠다.', '채식을 해봐야겠다.'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잘 만들어진 영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가  채식을 해야 하는가 보다. 채식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야 한다' 출연자의 말을 깊이 새겨본다. 채식도 결국은 무언가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고기를 절대 먹지 말라는 말도 전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거꾸로 생각하고 실천한다.


채식주의는 종교가 아니다. 보면 연예인이나 유튜버가 채식주의를 선언하고 고기를 먹으면 무슨 엄청난 죄를 지은 것처럼 지탄하고 경멸한다. 이는 매우 쪼잔하고 편협한 생각이다. 채식주의 선언하면 평생 고기 먹으면 안 된다? 일주일이나  달에 한번 정도 고기를 먹을 수도 있고 어쩌다 먹을 수도 있는 거다. 채식주의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이미 많은 실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몇몇 소인배들의 우월주의로 인해 채식주의가 성역이 버렸다.


전에 언급한 '채식의 배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채식으로 인한 환경파괴도 상당하다. 농약이나 토지의 산성화, 종의 단일화와 멸종 등. 하지만 육식에 의한 환경파괴에 비한다면 개선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도덕적인 죄책감도 덜하고.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채식을 위해 국가나 기업, 그리고 개인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다뤘으면 한다. 개인이 바꾸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은 국가와 기업을 움직여야 한다. 바다거북 코에 꽂혀있는 빨대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왔듯이.

매거진의 이전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