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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골소년 Jun 19. 2020

어머니의 매듭

느슨하게 묶인 매듭이 스르륵
작은 힘에 맥없이 풀리고
먼 길을 달려온 엄마의 힘이
풀리는 순간 흘러나오는 탄식

오백리 길을 달려 잘도 버티며
그 먼 길을 보내느라 온 힘을 다한
힘없는 손이 느껴지고
감자와 마늘이 몸을 부둥켜 안은
모습에 아무렇게나 받기만 하는
미안함이 새어 나옵니다

어머니
한 움큼 도시락 보자기 매듭은
그리도 단단하셨는데
한 줌 비닐 노끈 매듭의 당김은
이리도 느슨해 지셨네요

긴긴 세월
채울 수 없는 가난을 끌어안고
당김과 풀림이 반복하던 손결이
여기에 다다르는 순간 무심함의
놀란 마음 힘없이 내려앉았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며 아무리 힘을 주어
그리움을 단단히 묶어도
어느 순간 툭 풀려버리는 그날이 오면
그제서야 엉엉거리며
어머니라는 매듭의 끈을 힘껏 붙들어 잡고
슬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어머니 #엄마 #그리움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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