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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셜 Aug 12. 2021

4. 습관이 생기는 일 수 에 대한 오해들

Feat. 21일, 66일

목차


1. 습관 과학을 공부하게 된 이유

2. 습관의 반댓말은? 의지, 인내, 노력

3. 인간의 습관을 설명하는 두 학파간의 대결

4. 습관이 생기는 일 수 에 대한 오해들 (Feat. 21일, 66일)




새로운 습관이 정착하는데에 며칠이 걸리냐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대개 이런 의견들은 과학자들 보다는 전문 자기계발 메신저들에 의해 퍼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들의 잘 못된 아이디어는 이를 차용한 다른 자기계발자들에 의해  새로운 2차 3차 컨텐츠들이 만들어져 잘 못된 생각은 더욱 확산되곤 한다. (그리고 애초에 00일 만에 습관을 만들 수 있어요 라는 주장은 문장 자체로도 퍼지기 쉬운 참 매력적인 카피이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습관 형성과 관련된 잘 못된 오해들에 대해 조금 적어볼까 한다.



습관이 형성 되는 과정은 잠이 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우리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할 때, 우리의 뇌는 분명 의식이 있다가도, 우리도 의식못한 상태에서 잠이 들고,  금방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어난다. 우리는 매일밤 잠에 들지만, 잠드는 것을 의식한 적이 한번도 없다. 습관 전문가 웬디우드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잠 드는 순간'이 없는 것처럼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습관이 생기는 순간'은 없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며칠 만에 습관이 생겼는 지 정확히 측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자 그럼 구체적인 숫자로 오해를 풀어보자


21일 by 맥스웰 몰츠, 성형외과, 자기계발서 저자



네이버에 습관 21일 이라고만 쳐도 온갖 종류의 습관 관련 서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들 대부분은 뇌과학, 심리학 등의 학문적 백그라운드가 없는 전문 자기계발 서적 작가들이 쓴 책들이 많다.


21일 기도 습관



21일 부자 습관



21일 운동 습관



도대체 21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숫자 21은 성형외과 의사 맥스웰 몰츠가 1960년에 출간한 성공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유래 했다. 그는 성형 수술을 마친 환자가 자신의 새로운 외모에 적응하는데에 얼마나 걸리는 지 추측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21일 이다. 습관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숫자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수많은 후발 주자들을 낳아 수많은 21일 습관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제일 과학적이지 못한 숫자다.



66일 by 피파 랠리



66일의 습관


강성태 공신 습관달력



66일은 21일보다 수가 많아서 그런가? 더 안심하고 쓰인다. 물론 66일은 21일 보다는 확실히 학문적인 근거가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다. 66일의 유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연구원 피파 랠리는 런던대학교 학생 96명에게 금전적인 보상(40달러)을 주고 약 3개월 간 연구에 참여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각자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행동들을 정하고 실험에 들어갔다. 이 실험의 목표는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이 자동화 되었다고 느낄 때까지의 반복횟수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매일 연구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의 목표 습관에 대한 자동화 정도에 대한 느낌을 평가 해야 했다. ex) 1) 자동으로 했다, 2) 생각없이 했다, 3) 해야 한다 는 것을 깨닫고 했다. 그리고 이 실험에 대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행동이 반복될 수록 자동화 점수는 높아야 했는데, 오히려 40일이 넘어가자 자동화 점수가 낮아졌다.


2) 어떤 행동이냐에 따라 필요한 일수는 모두 달랐다. 건강 음료 마시기는 59일, 운동은 91일 등. 다만 이 모든 행동들의 평균치가 바로 66일이었다.


3) 많은 사람들이 실험에 중도 포기 했기 때문에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없었다. 참가자 96명 중 14명이 중도에 관뒀고 남은 82명도 매일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았다. 약속된 3 달 중 절반 정도만 웹사이트에 접속했다.


즉 독서나, 공부, 기도, 제태크 관련 습관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필요한 일수가 전부 다르다. 66일은 평균치 일뿐 여러분들이 원하는 습관에 관한 숫자가 결코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위 실험에서 포기한 사람들의 숫자와 반복할 수록 오히려 자동화 정도가 떨어졌다는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파랠리의 실험과 이어진 후속 실험들은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인사이트를 준다. 외부적인 보상(40달러)와 개인의 의지에만 의존할 경우 평균적으로 66일 정도가 들고, 포기한 살마들이 많았다. 그러나 여기에 습관형성에 도움이 되는 추가적인 기법을 활용하자 습관 형성에 필요한 매직넘버가 더욱 줄어들었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40일 by 캐나다 퀘벡 헌혈 연구 사례



피파랠리의 연구가 자동화에 따른 느낌 정도를 물어봤다면 이 연구진은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에 대해 물어봤다. 무엇 때문에 그 행동을 하셨나요? 연구진은 한번 이상 헌혈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헌혈의 동기 의도에 대해 물어봤다. 일반적으로 20회 이내의 초보 헌혈자들은 헌혈의 의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했다. 헌혈하겠다는 계획이 강하다고 보고 한뒤 실제 헌혈을 했고, 헌혈할 계획이 없다고 보고한 날에는 실제로도 헌혈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무번 이상한 중수 헌혈자들은 이와 같은 의도에 대해 얽매이지 않기 시작했다. 헌혈 경험이 늘어나자, 의도나 계획이 헌혈에 대한 의사결정과정에 관여하는 정도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40회 이상 헌혈한 고수 헌혈자들은 더이상 의도가 헌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들은 '오늘은 헌혈 할 것 같은데요.' 혹은 '오늘은 별로 헌혈할 마음이 들지 않아요.' 라는 답변과 상관없이 그냥 늘 하던대로 헌혈을 하러 갔다.


이 실험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40일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다음과 같은 사실에 있다. 이 실험이 진행된 퀘백은 헌혈 시스템이 매우 잘 구축되어 있는 도시다. 누구나 헌혈을 쉽게 할 수 있고, 시 당국은 헌혈 일정을 정기적으로 알려준다. 헌혈 습관에 대한 상황, 환경이 특히 잘 조성되어 있다. 습관형성에 도움을 주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있을 경우 기존 66일에서 40일로 단축 시켰다.


물론 이 실험을 보고 '습관을 형성하는데에는 40일이 걸린다' 라고 결론을 내리는건 매우 위험하다. 그러나 66일의 피라랠리 실험에 비해 퀘벡 헌혈 연구 실험은 포기하는 사람들도 적었고, (물론 평균이긴 하다만) 일수도 26일이나 단축시킨 건 주목할 만 하다.



10회 by 승차 공유 어플 우버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는 고민이 많았다. 우버 기사를 교육시키는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에 반해, 그렇기 비싼 비용을 들인 운전자들은 운전을 지속하지 않고 우버에서 이탈하고 있었다. 우버에서 떨어져 나가는 운전자들이 많아질 수록 우버에게 끼치는 손실은 막대했다. 세계 최고 모빌리티 기업 우버는 막대한 돈을 들여, 어떻게 하면 운전자들이 이탈하지 않고 운전을 지속하게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버 연구 책임자 첸은 말한다.


"낯선 사람이 자기 차 뒷자리에 앉으면 무척 어색합니다. 승객과 자신의 관계를 어떻게 정해야 할 지 파악해야 하니깐요. 이런 고민이 개입하는 순간 대다수의 운전자들은 다음 운행을 포기합니다."


우버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초기 운전자들의 운전 '환경'을 바꿨다. 그들은 넷플릭스의 자동 재생처럼 한 운전과 다음 운전 사이의 대기시간을 완전히 없애서 운전자들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상황을 최소화 시켰다. 평균적으로 10회 연속해서 운행을 하다보면 운전자들은 이 상황에 완전 적응하게 되고 그동안 쌓인 금액은 운전자들에게 큰 보상으로 작용한다. 우버는 대기시간을 0으로 줄임으로써 습관이 형성되는 매직넘버를 10으로 줄였다.






요약하자면 습관 형성에 필요한 일 수는 개인과 타겟 행동에 따라 전부 다르다. 또한 개인이 어떤 기법들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가장 바보 같은 건, 21일 혹은 66일 이라는 숫자를 맹목적으로 믿고 자신의 의지만을 활용해 어떻게든 꾸역꾸역 해내는 것이다. 피라랠리의 66일 실험의 런던 대학생들의 대다수가 중도에 포기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습관에 필요한 일 수는 습관 마다 다르다. 이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당연한 주장이다. 퇴근 후에 디저트로 도넛 먹기 습관과 퇴근 후에 독서 습관이 비슷한 난이도라는 주장은 가당치 않다. 습관에 필요한 일 수는 어떤 습관인지에 따라 다르다. 21일, 66일 그 자체보다 우리가 진짜 중요한 건 여러가지 기법을 통해 매직넘버를 획기적으로 단축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습관과 관련한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책들 리스트


1. 해빗 (웬디우드)

2. 습관의 디테일 ( bj fo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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