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람들이 즐겨 찾는 송정

by 이재영

외지인들에게 더 알려진 곳은 해운대이지만, 부산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은 송정이다. 완만하게 펼쳐지는 해수욕장은 복잡하지 않고 안전해서 좋다. 바다 한쪽 옆에는 파도가 이는 곳이 구분되어 있어 서핑을 즐길 수도 있다.

해변가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횟집, 카페와 맛집이 줄을 서고 있다. 오복 미역국, 곱창과 돼지국밥은 물론이고 가릭 슈림프 라이스와 수제 맥주, 나폴리 화덕 피자, 베리베리 팬케익 등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 구덕포 끝자락에 위치한 어맛에서 내놓은 자연산 숙성회와 대방어는 입안을 감미롭게 한다. 먹을 거리 외에도 루프 탑의 선베드에 누워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선텐을 즐길 수도 있다. 글램핑을 즐기거나 카라반 캠핑카를 숙소로 택할 수도 있다. 광어골 안쪽 커피숖은 송정 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중년의 사내와 젊은 여자가 음탕한 밀회를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송정 앞바다의 아침은 찬란하다.

아침 햇살은 밤새 술에 절여 무거워진 눈꺼풀도 뜨게 한다. 눈을 비비며 뜻하지 않게 찬란한 해와 마주 선다. 눈이 부시다. 호텔 테라스에서 맞이하는 해돋이는 새해 첫날처럼 무엇인가를 결심하게 만든다. 순간 과거를 돌아보고 당당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게 한다. 떳떳하게 마주 서고 싶다.

송정 앞바다는 순간순간 표정을 바꾼다. 누군가는 해변 모래밭에 앉아 바다의 다양한 표정을 고스란히 눈에 담는다. 또 한 사람은 심호흡을 하며 아침 햇살의 정기를 들어마신다. 바다를 향해 서있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붉게 물든다.

폐쇄된 해운대 송정 동해안 철도 구간은 부산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약 4 km 구간으로 가벼운 트래킹으로 적당하다. 미포, 청사포, 달맞이 언덕, 구덕포 사람들이 사는 아기자기한 모습과 아름다운 해안선을 즐길 수 있다. 더러는 길에 내놓은 미역귀를 사거나 꾸덕꾸덕 마른 붕장어를 살 수도 있다. 송정에서 출발하여 1km쯤 청사포가 보이는 지점에 다릿돌 전망대가 있다. 바닥이 유리다. 버선 양말을 빌려 싣으면 바다 가운데로 나갈 수 있다. 혹자는 공중에 떠있다는 착각을 즐기며 가슴을 졸이면서 발걸음 떼기도 한다. 유리 밑 맑은 바닷속에서 노니는 물고기 떼를 볼 수도 있다. 더러는 전망대 위가 최적의 낚시 포인트라고 생각을 하기도 한다. 실제 인근 갯바위에서 한 사내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그의 연인은 큰 물고기가 물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송정은 이국적인 요리, 아름다운 풍치, 아기자기한 이야기, 착한 가격의 숙소를 갖춘 부산의 숨겨진 명소다. 가족 단위로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최적지다. 연인들은 이곳에서 달콤한 미래를 꿈꾼다.


외지 친구들이 오면 이곳에 와서 함께 머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실패한 적이 없다.

keyword
이전 11화부산 인근 맛집 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