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던 너는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 지낼까
덤벙대며 자주 다치던 너는
상처 없이 잘 있을까
비 오는 날을 무서워하던 너는
울지 않고 씩씩하게 견뎌낼까
눈을 좋아하던 너는
해맑게 웃으며 눈 위를 걸을까
노래방에서 동요를 부르던 너는
여전히 아이처럼 노래할까
다치지 않기를, 아프지 않기를.
잘 챙겨 먹고, 잘 자기를.
내가 아닌 누군가와
진심으로 즐겁고 행복하기를.
더 이상 동요하지 않게 되었어.
이제 너를 차분히 떠올릴 수 있어.
침착하게 돌아보는 우리는
너무도 아름답고 슬프더라.
그립거나, 화가 날 줄 알았어.
막상 지금의 나는 너의 행복을 바라.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기를
즐거움과 웃음이 가득하기를.
나보다 더 좋은 사람 곁에서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
혹여나 아쉬움이나 미련이 남았다면
전부 내게 두고 가면 좋겠어.
한 점의 남는 감정 없이
더 멀리 훨훨 날아가기를.
이토록 깔끔하고 명료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그 어떤 마음도 더 이상 중요치 않고
오직 너의 행복만을 바라고 있어.
나 역시도 이상해.
전에도, 후에도 없을 것 같아.
그런 얘기도 있더라.
최선을 다 한 사람은 아쉽지 않다고.
아닌 부분도 있었는데,
그 점은 내가 안고 가고 싶어.
미련 없는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잡념이 남지 않는 이야기는 있더라.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너에게
나는 다시 한번, 고맙고 미안함을 느껴.
가끔씩 소식이 들리더라.
좋은 소식도, 나쁜 소식도.
이제 아무 사이 아닌데
왜 나쁜 소식에는 내가 더 화가 나는지.
당장이라도 그 자식을 찾아가
혼쭐을 내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도 해.
참 웃긴 얘기지.
곁에 있을 땐, 상처만 줬으면서.
내가 그랬기 때문일까.
그동안의 잘못을 뉘우치고 싶은 걸까.
이제 이런 마음도 천천히
정리해보려 하고 있어.
참 이상하지.
분명 너에게도 서운했었는데.
왜 그랬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아.
우리는 왜 그리 서로 할퀴고 상처를 줬을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뜻일까
잊었음에도 너에게 닿지는 않기를 바라고 있어.
우리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각자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어.
나는 나의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해.
지금 너를 이렇게 추억하며, 이곳에 남겨두듯.
너도 너의 이야기를 이어가기를 바라.
너의 몫까지 내가 안고 살 테니, 부디 자유롭게.
보내지 못할 편지를 적으며,
못 다했던 사랑을 배우고 있어.
참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야.
시리면서도 따스한 이야기고.
너를 추억하는 일은 이 편지가 마지막일 거야.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지 않으려 해.
덕분에 사랑이 무엇인지 느꼈고
덕분에 사랑은 어떤 모습인지 배웠어.
이별은 알려주지 못해서일까
더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아.
그래도 덕분에, 이별까지 배우고 있어.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책은
여기서 덮으려 해.
다른 세상에서 아프지 않기를,
더 행복하기를 바라.
많이 고마웠어.
잘 지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