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삼킨 눈물

by 로그모리

내 폰의 알림은 하나였다.


업무상 필요한 전화를 제외하고는

때가 되면 볼 거라는 생각으로

모든 알림을 꺼두었다.


이제 폰은 울리지 않는다.


어느 시간대, 여느 때처럼

나는 진동을 느낀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폰을 보고

역시나 하는 마음으로 폰을 내린다.


너도 그렇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이처럼 아프지 않기를

나처럼 홀로 눈물 삼키지 않기를.


새삼 역을 지나칠 때면

나도 모르게 몸이 긴장한다.


혹시나 마주치지 않을까,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많은 생각이 스쳐가다

이내 조용히 사그라든다.


아니, 조용히 무너져 내린다.



뻔하디 뻔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자..?

자나 보네..

잘 자..


짤로만 보던 이 말을

내가 건넬 줄이야.


하지만 문자 그대로의 마음이다.

조심스럽고, 불안하다.


그럼에도 건네고 싶은 마음을

혹시 너도 알까.


결국 읽고 답이 없는 카톡을 보며

소리 없이 홀로 눈물을 삼킨다.


지금의 내 처지인 것을.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



헤어지고 나면 주변에서 오히려

더 소란스러워진다.


왜 헤어졌는지

누가 말했는지

어쩌다 그랬는지


그리도 궁금할까.

음, 돌아보면 나도 그랬던가.


위로를 위한 것인지

즐거움을 위한 것인지


편한 듯 불편한 듯

관심은 끊임이 없이 다가온다.


나를 위한 줄 알았던 관심들이

어느새 그들의 즐거움임을 알았을 때.


나는 비로소 네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내 욕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위로받겠지

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어쩌면 그들의 도파민을 위한

먹잇감이 되어버리지는 않았을까.


나처럼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소란스러움은 잠시동안 머물고

이내 아무 일도 아닌 듯 지나간다.


소란이 지나간 자리에는

나 홀로 우두커니 서있다.


그래, 이제야 비로소

나를 마주하게 된다.


격앙되었던 감정이 가라앉은 지금,

나의 슬픔과 너의 걱정 무엇이 먼저일까.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가

결국 너의 걱정을 더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무력감을 아는가.

아플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로 인한 아픔이기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울컥울컥 차오를 때면

애써 억누르고 삼켜낸다.


나의 눈물은 더 이상 나오면 안 되고

스스로 삼켜야만 하는 것이니까.



너를 떠올리며 안타까워하다,

너를 떠올리며 화가 차오른다.


글쎄, 잘잘못을 따져야 할까.

필요는 없어도 나는 그렇게 하더라.


이유를 알고 싶은 걸까,

이유를 찾아야 하는 걸까.


지금을 견뎌내기 위해

지금을 살아내기 위해.


어떻게든 발버둥 치고 있는

나를 누군가는 이해할까.


이런 마음이 끝없이 차오르기를 반복하고

결국 나는 포기하기에 이른다.


정말 아니구나.

뭘 해도 안되는구나.



그토록 많이 흘렸던 눈물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그토록 울부짖던 외침도

더 이상 뱉어낼 수 없다.


잔잔한 그리움을

서글픈 마음을

애타는 너를

삼켜낼 뿐이다.


담담한 듯한 이 모습이

얼마나 아픈 시간들을 지났는지.


너의 담담함에는

이런 아픔은 없었기를.


할 수만 있다면

너의 아픔까지 내가 갖기를.


그렇게 너를 보내며

다시 눈물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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