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로 링크드인에 프로필을 등록하게 되었다. 외국계기업의 공고가 많은 채용 사이트인지라 나와는 상관이 크게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링크드인을 통해서 스카우트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들은터라 혹시나 하는 맘에 시작하게 되었다.
학교나 회사와 같은 정보들을 등록하니 신기하게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1촌 신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 신청을 수락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 긴가민가 했는데, 링크드인에서는 하나의 문화 같은 게 아닐까 싶음 맘에 신청들을 수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역시도 용기를 얻어서 추천에 뜨는 사람들의 프로필을 구경하다가 멋진 커리어를 갖고 계신 분들을 보면 관심이 생겨서 1촌 신청을 해보았다.
그러던 중, 1촌을 수락한 한 직장인 분에게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나와 다른 직군에 관심이 많아 커피챗을 한 번 해보았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커피챗이구나!" 싶어서 어떻게 답변을 해야할지 잠시동안 망설였다.
다행인 건 링크드인에서는 학교나 재직 중인 회사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니 왠지 조금은 안심하고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그의 커피챗 제안을 수락했다.
어디서 만날지, 언제 만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퇴근하고 만나기엔 다소 피곤할 것 같아 점심 시간에 회사 건물 안에 있는 한 양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난생 처음 커피챗을 기다리면서 묘하게 긴장되는 마음을 애써 누르려고 하던 중, 커피챗을 제안 주셨던 분과 만나게 되었다.
식당의 웨이팅을 기다리면서 대화를 나누는데 어찌나 어색하던지. 사진으로 보았을 때보다 실물에서 조금 더 연륜이 느껴져서 한 마디, 한 마디가 왠지 모르게 조심스러웠다. 현재 회사에서 팀장직을 맡고 계시다고 했고, 나와는 전혀 다른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근무하신 분이었다. 대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으시다가 현재 외국계 기업에 스카우트 되어서 재직 중이신 상황이라고 말씀 주셨다.
감사하게도 현재 내가 재직 중인 회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셔서 첫 만남이지만 조금은 덜 어색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호기심을 나 역시도 가지고 있었던터라 기업 문화에 대해서 조금 더 편하게 여쭤볼 수 있었고, 직장인으로서 숙명 중 하나인 이직에 대해서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커피챗이 아닌 멘토링을 받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이어졌던 커피챗을 마치고, 사무실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커피챗, 이거 좀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유튜브나 인스타로 직무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보다 현직자를 만나 짧지만 딥하게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더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맞으니까. 그리고, 첫 번째 커피챗을 계기로 용기를 얻어 한 번쯤 입사해 보고 싶었던 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다른 현직자분들에게도 커피챗 제안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처음 커피챗을 제안드린 분께서는 아직 직무 경력이 충분하지 않아 커피챗은 어려울 것 같고, 대신 궁금한 게 있다면 메신저로 편하게 연락 달라는 회신을 받게 되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고, 대신 다른 분들에게 커피챗 제안을 조금 더 많이 해봐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이직을 계획하고 있진 않지만, 이 경험들이 다음 커리어를 쌓는 작은 기반이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과 함께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