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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칸희 Nov 01. 2024

인플루언서도 다 같은 인플루언서가 아닙니다

당신은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나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팔로워 수도 반응도 엄청난 계정을 보면 '우와, 이 사람은 유명한데다 수입도 많겠군'이라고 지레 짐작한다는 것이다. 특히 계정 주인의 외모가 화려하고 멋지기까지 하다면 이런 인식은 더욱 강해지는 것 같다. 나와 다른 차원의 넘사벽 인플루언서라고 느껴서일까. 이런 사람들 앞에서 인플루언서 꿈나무들은 대개 기가 확 죽는다. 하지만 겉보기에 날고 기는 듯 보이는 인플루언서일지라도 '돈까지 잘 버는' 인플루언서 관점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밖으로 보이는 수치 이면에 훨씬 더 중요한 요소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핵심 요소들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그들의 수입은 화려한 외관과는 다르게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미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과 명예,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데에는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슷한 팔로워 규모와 계정 반응률을 가진 인플루언서라고 해도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자리에 올랐는지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보여지는 수치만으로는 절대 인플루언서의 실속을 가늠할 수 없는 이유다.




제 아무리 잘났어도

너나 나나 똑같은 인플루언서

사람 자체가 콘텐츠인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소위 워너비형 인플루언서로 누가 봐도 예쁘고 잘생긴, 압도적인 매력의 소유자들을 말한다. 이들은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냥 인플루언서가 된다. 대충 찍은 셀카 한 장만 올려도 팔로워가 우후죽순 늘어나니 마치 연예인처럼 대접도 받고 돈도 번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상황에서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입장에서는 이런 불공평한 현실이 상당히 속이 쓰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행인 점이 하나 있다. 제 아무리 타고났다고 해도 인플루언서라는 같은 직업을 택한 이상 풀어야 할 숙제는 본질적으로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이게 무슨 다행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사람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게 만드는 인플루언서는 팬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고 그들을 돕는 데 충실한 사람이다. 현재 견고한 탑티어 인플루언서라 하더라도 이 본분을 다하지 못하면 수입이 아쉽거나 반짝 스타로 그치거나 하는 등 어딘가 반드시 삐걱댈 수밖에 없다. 결국 누구든 정공법으로 성장한 인플루언서만이 진정한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쥘 수 있으므로 멀리서 보면 모두가 같은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뒤늦게마나 정석적으로 성장한 평범한 일반인이 탑티어 인플루언서를 능가하는 실속을 자랑할 수도 있다. 내가 업계에서 경험한 바로 이런 일은 실제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실속형 인플루언서의 비밀

커머스 특화 MCN에서 일하며 내가 인플루언서들을 도왔던 방식은 크게 3가지다.

1. 가능성 있는 사람을 캐스팅하여 인플루언서로 육성, 커머스로 수익화
2. 이미 유명한 사람을 캐스팅하여 커머스 크리에이터로 전환
3. 활동 중인 셀러에게 단순 상품 영업

나는 한 회사의 인플루언서 캐스팅을 전담하며 특히 인플루언서 육성에 많은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내가 맡았던 일들은 주로 1번과 2번의 범주에 속한다. 회사는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통해 매출을 창출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내가 하는 모든 업무는 커머스 수익 극대화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위의 3가지의 스탠스에서 각각 인플루언서들을 도와본 결과, 커머스 수익 경향은 대략 다음과 같다고 보면 된다.



1번은 계속해서 육성 매니지먼트가 받쳐주기 때문에 점차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반면 2번은 인기의 하락세 혹은 빌드업 전략의 미비함이 따르면 점차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경향을 보인다. 3번은 어떤 셀러에게 유통되는지에 따라 성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므로 대중 없다는 경향을 표현한 것이다. (3번은 매니지먼트 비관여 대상이므로 이제부터 논외로 하겠다.)


실속형 인플루언서의 비밀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 내용을 먼저 언급하는 이유는 거시적으로 완만한 우상향을 그리는 수입을 지향하는 인플루언서라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기존 인지도 덕분에 아주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하는 사람이더라도(2번) 인플루언서 활동 상의 내용이 인플루언서 본분을 충실히 다하는 과정으로 알차게 채워져야만 실속있게 롱런하는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


조금 더 와닿게 설명을 하자면 2번의 경우는 이미 유명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치 연예인이 가방 하나를 들고 사진을 찍기만 해도 완판되는 것처럼 이미지에 어울리는 상품을 그저 들고 찍은 콘텐츠 정도로도 충분히 판매가 잘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에 편승한 인플루언서 커머스 방식은 길어야 1-2년 정도 지속될 뿐이다. 아무리 대단한 인물이라도 팬들에게 별다른 가치를 제공하지 않거나 팬들을 진정으로 도우려는 자세가 부족해보이면 팬들은 점점 그들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물론 인기의 파급력에 따라 이들의 초반 커머스 매출 규모는 압도적이긴 하다. 한창 전성기 때라면 물 들어왔을 때  노 젓기에 커머스만한 수단도 없다. 다만 어디까지나 지속 가능하지 못한 한철 장사이므로 이들도 롱런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노력이 필요하다.


MCN은 소속 인플루언서들이 그들의 직업적 본분을 다하는 과정을 매니지먼트라는 형태로 함께 하는데 내부 매니지먼트 인력 교체나 매출 결과에 따른 리소스 축소 등의 이유로 특정 인플루언서가 마땅히 밟아야 할 과정을 소홀히 하게 되면 유명인일지라도 매출은 실제로 점차 떨어진다. 규모가 크든 작든 결국 모든 인플루언서에게는 언제나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부와 명예, 일타쌍피를 이루고 싶다면 다음 장에서 소개할 실속형 인플루언서들의 비밀을 잘 살펴보길 바란다. 언제나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오래 가고 더 멀리 나아가는 법이다. 과연 실속형 인플루언서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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