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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칸희 Oct 25. 2024

무늬만 인플루언서들의 흔한 생각

인플루언서는 많지만 억대 매출 인플루언서는 극소수인 이유

넘쳐나는 '무늬만' 인플루언서

요즘 인플루언서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가 많다. 겉으로 드러나는 팔로워 수나 좋아요 수만 많으면 유명한 인플루언서라고 생각하는 대중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일까? 시중의 인플루언서 강의들을 살펴보면 계정 성장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2주 만에 팔로워 1만 달성하기, 릴스 집중 공략법, 떡상 숏폼 영상 편집법 등 각 강의마다 주안점을 두는 포인트도 상당히 다양하다. 인플루언서로 성공하려면 계정의 덩치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키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5장의 <치솟는 몸값의 비밀, 직업으로서의 인플루언서>에서도 설명한 '끌려 오게 만드는 힘'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이 계정 성장 방법이므로 이걸 모르면 안 된다. 인플루언서라면 자신의 콘텐츠를 널리 알리고 대중 앞에서 활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은 다르다. 이 두 가지를 혼동하면 나중에 수익화 단계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런 사례는 흔하다. 많은 인플루언서(지망생)들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으로 계정의 덩치(필요조건)만 키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일단 요즘은 숏폼이 대세니까 어그로성 릴스 먼저 집중 공략해서 조회수랑 좋아요 수부터 멋지게 만들어보자. 흠 근데 팔로워는 잘 안 늘어나네… 에라이 모르겠다. 투자하는 셈 치고 몇만 명 돈 주고 사야겠다! 사람들 말마따나 맞팔, 선팔, 해시태그 공략 열심히 하면서 팔로워들이랑 소통 늘리니까 댓글 반응도 진짜 점점 올라오네?! 헉 이젠 협찬까지 들어오잖아… 맙소사, 나도 이제 인플루언서 다 된 거 아냐??’

협찬이 들어오자 신나서 택배로 받은 협찬 상품 열심히 찍고 난생 처음으로 #유료광고 표시 달아 광고 피드도 올려본다. 사람들 반응도 괜찮은 편이고 계정도 계속 잘 크는 것 같다. 이제 나도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하는 걸 따라해볼 때가 온 것 같다. 공지 채널도 열고 스토리 질문도 받고 라이브 방송도 켜보고 공동구매도 시도해본다. 그런데 이게 왠걸? 사람들 반응이 영 신통찮다. 처음이라 그런가 싶어서 한 번 더 시도해보지만…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아니 완전 당황 ;;;;; 나도 이제 인플루언서 돼가지고 협찬 들어온 거 아니었어? 이 참여율 대체 뭐야.. 갑자기 좀 쪽팔리네.. 근데 나 혼자만의 착각이라고 하기엔 내 계정 반응 나쁘지 않은데;; 대체 뭐가 잘못된거지? 아.. 완전 의욕 상실ㅜㅜ 이거 혹시... 트루먼쇼.?’


무턱대고 키운 계정 주인의 말로는 대개 이런 식이다. 갑자기 계정 활동이 중단되거나 잠적하거나. 나는 그동안 MCN에서 일하며 이런 케이스를 정말 많이 보아왔다. 어느순간 초신성처럼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진다(!) 도대체 이런 슬픈 상황은 왜 자꾸 발생하는 것일까? 인플루언서 기획자인 내가 궁금한 건, 이런 경우를 나만 본 건 아닐텐데 왜 다들 여전히 같은 루트로 계정을 키우냐는 것이다.


나 그동안 뭐한거임;;;;;






사람들도 당신을..인플루언서로 봐주던가요?
...그래서 매출로 연결되셨나요?



그동안 나는 다양한 포지션에서 인플루언서들과 일해왔다. 홍보 대행사에서는 인플루언서 광고 담당자로, 스타트업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터로, MCN에서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기획자와 캐스팅 디렉터로 일했다. 인플루언서들이 돈을 버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동해온 덕분에 나는 인플루언서가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떠한 경로를 밟아야 하는 지에 대한 감을 자연스럽게, 무엇보다 명확하게 잡을 수 있었다. 진짜 돈까지 잘 버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밟아야 하는 지에 대한 나만의 방법론 정리도 물론이다. 


계정 하나 키우는 게 뭐가 그리 어렵냐고? 해보고 말하자. 단언컨대 절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MCN에서 여러 인플루언서들의 계정 성장을 대행하면서 뼈저리게 깨달은 사실이다. 남들 쉴 때 혼자 콘텐츠 구상하느라 머리 싸매야 하고 어딜가나 폰 들고 다니면서 떡상할 만한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노심초사 해야 한다. 평범한 체력으로는 힘들 수도 있다.


나는 인플루언서(지망생)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안다. 콘텐츠라는 씨앗을 뿌리는 데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는 만큼 내 개인적인 바람은 계정을 키우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그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수익과 인지도라는 결실 또한 제대로 맺었으면 하는 것이다. 단순 계정만 키우는 것을 넘어서 하나의 어엿한 브랜드로 성장해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진정한 인플루언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사실 겉만 번지르르한 빛 좋은 개살구형 인플루언서이더라도 간간히 협찬 정도는 받을 수 있다. 사람들과 열심히 맞팔 선팔하며 오는정 가는정 느끼며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누군가는 재미와 인정, 관심이 활동의 목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열심히 키울 계정이라면 용돈까지 짭짤하게 벌 수 있는 쪽으로 가는게 당연히 좋은 선택이 아닐까? 어디까지나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더 좋은 길이 있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


다음 장에서는 그동안 내가 만났던 인플루언서들 중에서 무늬만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겉과 속이 모두 알찬 '실속형' 인플루언서들의 특징을 관찰한 내용을 담아보려 한다. 직접 육성을 하며 미친 성과가 나온 사례들도 중간 중간 함께 공유해보겠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다. 우리 제대로 된 노력을 기울여보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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