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첫 입원이자 아직까지 마지막인 입원
수술일자가 잡히고 토요일 아침, 팀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주말에 전화드리니 약간 놀라신듯했다. "팀장님, 제가 다리가 부러져서 오늘 수술을 합니다. 당분간 회사에 출근하지 못할 것 같아요." 팀장님은 걱정하지 말고 수술 잘 받고 회복에만 전념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당연히 병원 동기들한테 연락을 돌렸다. 나 입원했다. 니가 일하는 약국 위에. 소식을 들은 동기들, 파트장님, 선배님들 몇 분이 종종 들러주셔서 2주간의 입원 동안 심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일하다 알게 된 간호사 선생님까지 딸기를 사들고 방문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수술하고 수술 부위에 물이 닿는 게 너무 무서워서 샤워를 1주일 정도 못하니까 정말 말도 못 하게 냄새가 났다. 오죽 냄새가 났으면 회진 돌던 교수님도 좀 씻으라고 할 정도였다(죄송합니다..). 용기를 내어 수술 부위에 랩을 감고 수건으로 둘둘 말아 보호한 후에 물이 닿지 않게 조심스레 씻었다. 수술 부위에 통증이 심해서 샤워실에 의자를 가지고 들어가서 앉아서 씻다가 필요할 때만 서서 힘들게 씻었던 기억이 난다.
입원하는 동안 제일 고생했던 건 우리 엄마였다. 그때를 떠올리며 글을 쓰다 보니 다시 눈물이 좀 난다. 엄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를 돌봐주었다. 수술하면 잘 먹어야 한다고 집에 가서 전복이며 뭐며 반찬을 가득해다 주셨다. 영양수액을 계속 맞고 있어서 입맛도 없고 거동이 불편하니 짜증이 나서 그런 엄마에게 화풀이를 했다. 안 먹는다고 했잖아. 왜 자꾸 귀찮게 해. 나 힘들어. 아파. 그랬더니 옆 병상의 아주머니가 한 마디 하셨다. "엄마가 그렇게 해주는 게 좋은 거야. 엄마한테 너무 짜증 내지 마" 지금 생각하니 엄마한테 너무너무 미안하다. 남을 돌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엄마는 그 힘든 거 참고 나한테 다 맞춰주셨다. (쓰다 보니 또 눈물이 난다.) 나는 엄마에게 짜증을 많이 내기도 했지만 또 엄마에게 많이 의지했다. 엄마가 반찬을 하거나 집에 짐을 챙기러 떠나면 침대에 걸터앉아서 엄마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우여곡절 끝에 퇴원은 했는데 걷는 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부러진 부위가 좀 특수해서 더 그랬다. 회사에는 3개월 휴직 신청을 하고 재활센터를 등록해서 운동을 다녔다. 그렇게 했는데도 복직할 때 걸음이 매우 부자연스러웠다. 본부장님은 나를 따로 불러서 다리가 많이 불편해 보이니 복장 신경 쓰지 말고 운동화던 뭐던 편한 대로 입고 출근하라고 배려해 주셨다.
어쨌든, 그 후로 내 건강을 돌보려고 많이 노력한다. 뼈가 나이에 비해 많이 약해서 부러진 거라고 교수님이 말씀 주셔서 근력운동도 하고 있고, 칼슘약도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이 최고라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