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말, 뻔하지 않은 마음.
나 열일곱 사춘기 세게 왔을 때
울 엄마가 묵묵히 기다려줬어.
남들 문제집 사러 서점 갈 때
엄마랑 당시 대여점이라고 만화책 빌려주는 곳
가서 맨날 만화책 빌려와서 같이 보곤 했어.
오는 길에 떡볶이도 사먹고.
한 번씩 엄마가 내 책상 서랍에 쪽지 넣어주곤 했는데,
<사랑해, 힘내, 자랑스러워.>
그런 힘나는 말들을 쓴 쪽지였어.
공부하란 말 한마디 안 했는데
20등까지 내려갔던 성적이
다음번 시험에서 3등까지 치솟았단 말이야.
내 마음에 힘이 생기니까
엉덩이 힘도 같이 생기더라고.
약 20년 후,
5살쯤부터 글자를 조금씩 쓰게 된 우리 딸이
엄마 사랑해 쪽지를 매일매일 써서
내 화장대 서랍에 넣어놔.
그러면 나 역시 우리 딸 장난감 화장품 서랍 안에
답장을 넣어두지.
뻔한 말이라고 무심코 넘기지 말고
그 말에 담긴 진심을 바라보길 바라.
그럼 강력한 힘을 갖고
너를 쑥쑥 위로 올려줄 거야.
뭐든 할 수 있단 마음이 생겨.
좋은 날 만날 때까지
기다릴 힘은 물론
그 좋은 날 만들 힘까지 생겨.
천하무적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