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소리에 예민해진 날들

단 하나의 발소리를 찾아서

by 은기

요즘 나는 세상의 모든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예전에도 귀는 밝았지만, 차가운 밖에서 길을 잃었던 그날 이후로 나는 소리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듣는다. 집 안에는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생각보다 수만 가지의 소리가 숨어 있었다.

냉장고가 낮게 웅웅거리는 진동, 벽시계가 조용히 시간을 밀어내는 규칙적인 소리,

창문 틈으로 기어들어 오는 바람의 쓸쓸한 숨소리. 나는 그 모든 작은 소리들을 가만히 떼어내어 분석한다.

'이건 안전한 소리일까?'


하지만 내가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소리는 따로 있다.

현관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주 미세한 금속성 소리.

그 소리가 감지되는 순간, 나는 전광석화처럼 고개를 든다.

잠시 숨을 멈추고 온 신경을 귀에 집중한다. 몸을 일으켜 비장하게 현관을 향해 선다.

'설마… 엄마일까?'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 누군가의 발소리가 뚜벅뚜벅 복도를 지나가는 소리,

우리 집 문 앞에서 잠깐 멈추는 기척. 그리고 결정적으로 문 손잡이가 ‘철컥’ 하고 돌아가는 소리.

그 순간, 내 몸은 이미 거실을 가로질러 현관문 바로 앞에 당도해 있다.

심장이 쿵광거린다.

‘띠띠띠띠- 철컥.’

문이 열리고, 그리웠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우리 룰루, 기다렸어?”

나는 엄마가 들어오자마자 발치로 달려가 몸을 비빈다.

"야옹~ 야옹~" (엄마, 어디 갔다 이제 와요! 나 무서웠단 말이에요!) 하고 조금은 응석 섞인 인사를 건넨다.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아니 엄마가 나간 그 순간부터 오직 이 소리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으면서.


엄마가 짐을 정리하는 동안, 나는 다시 거실 소파로 돌아간다.

집 안의 소리들은 여전히 많지만, 나는 이제 안다.

그 수많은 소리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고, 나를 안심시켜 주는 유일한 소리는 언제나 하나뿐이라는 것을.

그것은 바로,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사람'이 내는 소리다.





� 명언 한 줄

“고양이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분별하지만, 오직 당신의 발소리에만 심장이 반응한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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